좀처럼 5할 승률을 시원하게 돌파하지 못하고 있는 SK에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역시 승리다. SK의 좌완 선발들이 그 중책을 맡아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
SK는 NC와의 주중 3연전에서 1승2패를 기록했다. 막내 NC에게 또 한 번 위닝시리즈를 내줬다. 불펜의 고민은 끝없이 이어지고 있고 전반적인 타격감이 좋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타율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득점권에서의 응집력이 떨어진다. NC와의 주중 3연전은 이 문제가 다시 한 번 적나라하게 드러난 시기였다.
발걸음이 무거워진 SK는 주말 잠실에서 LG와 3연전을 갖는다. 그런데 예상 선발 라인업이 흥미롭다. ‘좌향좌’다. SK는 24일 첫 경기에 왼손 김광현을 예고했다. 로테이션대로라면 25일은 조조 레이예스, 그리고 26일은 크리스 세든의 차례다. 왼손 세 명이 연이어 투입돼 LG 타선 봉쇄에 나선다.

사실 좌완 3명이 순서대로 나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선발 로테이션에 좌완이 3명이나 포함된 팀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것도 쉽지 않은데 3연전에 연속으로 좌완이 등판하는 것은 더 보기 드문 일이다. 다른 팀이라면 모를까, LG의 사정까지 겹쳐 흥미는 배가된다. LG는 좋은 좌타자들이 많다. 좌타자를 봉쇄해야 승리에 이를 수 있다는 점에서 SK 선발들의 몫이 가볍지 않다.
김광현은 올 시즌 좌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이 2할8푼1리다. 우타자(.288)와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한창 좋을 때는 좌타자에게 강한 면모를 선보였다. 정상 컨디션을 찾아갈수록 좌타자 피안타율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세든(좌타자 .233, 우타자 .209)은 오히려 좌타자에게 더 약했지만 기본적인 피안타율이 낮고 최근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 레이예스는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197)이 우타자(.228)보다 낮았다. 제구만 동반된다면 좋은 승부가 가능하다.
다만 LG도 예전에 비해서는 왼손에게 강해졌다는 것이 흥미롭다. 좌타자가 많은 LG는 한 때 좌완에 약점을 보이곤 했다. 그러나 면역과 경험의 힘일까. 서서히 왼손에 대한 공포증을 이겨내더니 올 시즌에는 좌완 상대 타율(.276)와 우완 상대 타율(.285)에 아주 큰 격차는 없다. 왼손과 왼손의 정면 대결. 위기에 몰린 두 팀의 잠실 3연전 키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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