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살 메이커' 류현진, 위기관리능력도 'ML 정상급'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5.24 14: 06

LA 다저스 류현진(26)이 '병살 메이커'로 떠오르며 메이저리그에서도 정상급 위기관리능력을 자랑하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 23일(이하`한국시간) 밀워키 브루어스와 원정경기에서 빅리그 데뷔 후 개인 최다 7⅓이닝을 던지며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막고 시즌 5승(2패)째를 올렸다.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완벽한 제구와 허를 찌르는 변화구로 밀워키 강타선을 제압했다. 
이날 류현진이 최다 이닝으로 비교적 손쉽게 승리투수 될 수 있었던 데에는 2개의 병살 유도가 결정적이었다. 1회 1사 1·2루 위기에서 조나단 루크로이를 유격수 앞 병살타로 이끌어냈고, 5회 1사 1루에서도 아오키 노리치카를 1루 앞 병살타로 유도해 투구수 4개로 이닝을 끝마치며 8회 1사까지 마운드를 지킬 수 있었다. 

이처럼 올해 류현진은 병살 유도에서 매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3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안타 10개를 맞고도 병살타 3개를 솎아내며 1자책점으로 막아낸 류현진은 이후에도 5개의 병살을 더하며 총 8개의 병살을 끌어냈다. 
병살타 8개는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 중에서 공동 12위이고, 내셔널리그에서는 공동 5위에 해당한다. 다저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병살타를 유도해낸 투수도 바로 류현진이다. 고비 때마다 절묘하게 병살을 이끌어내며 상대의 흐름을 끊고 스스로 기세를 올렸다. 
류현진은 병살 유도 능력에 대해 "글쎄, 그건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니다. 운이 잘 따라준 것"이라는 정석적인 답변을 내놓으면서도 알듯 모를 듯한 미소를 내비쳤다. '영업 비밀이냐'는 물음에도 "그저 운이 좋은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류현진이 병살 8개를 이끌어낸 구종을 보면 패스트볼이 4개로 가장 많고, 체인지업과 커브가 2개씩 그 뒤를 잇고 있다. 패스트볼의 경우 몸쪽으로 완벽하게 들어가며 막힌 타구를 이끌어냈고, 변화구도 낮게 잘 떨어진 게 병살을 이끌어내는데 아주 효과적으로 활용됐다. 병살타 8개 중 7개가 우타자들로 좌타자보다 더 위력을 떨쳤다. 
병살타가 많은 건 류현진 위기관리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프로야구에서도 주자가 없을 때 힘을 아껴두다 주자가 있을 때 전력피칭하며 위기에 강한 면모를 보인 류현진은 올해 메이저리그에서도 득점권 피안타율이 1할7푼9리에 불과하다. 규정이닝을 채운 전체 투수 중 이 부문 21위. 정상급 위기관리능력을 자랑하고 있는 것이다. 
류현진은 주자없을 때 피안타율은 2할5푼6리이지만 주자있을 때에는 2할3푼으로 내려간다. 여기에 득점권에서는 1할7푼9리까지 낮추며 위기일수록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을 과시하고 있다. 피홈런 6개 중 4개가 솔로 홈런이며 득점권에서 맞은 홈런이 하나도 없다는 것도 류현진이 위기에 얼마나 강한지를 증명하는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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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워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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