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의 죽음 그리고 자살 미수까지, 그야말로 인생 최악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가수 손호영과 언론, 네티즌 사이 얄궂은 숨바꼭질이 계속되고 있다.
연인의 자살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장례 일정을 함께 하는 등 힘든 일을 겪은 손호영이 24일 오전에는 직접 자살을 시도하는 충격적인 일을 벌였다.
손호영은 1년여 교제한 연인 A씨가 지난 21일 자신 소유의 차량에서 변사체로 발견돼 큰 충격에 빠졌다. 최근 사소한 다툼으로 사이가 소원해졌던 가운데 갑작스레 전해진 비보라 손호영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 참고인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직후 고인의 빈소를 찾아 23일 발인까지 내내 자리를 지켰다. 부검 결과 고인은 자살한 것으로 판명됐다. 장례 절차를 모두 끝낸 손호영은 약 12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연인이 자살한 것과 거의 동일한 방식으로 자살을 시도했다가 미수에 그쳤다. 차량에 불이 나는 바람에 밖으로 몸을 피한 손호영을 행인이 발견해 신고하면서 다행히 목숨을 건졌고 이날 오후 현재 서울 한남동 순천향병원에 입원 중이다.


손호영은 전 연인이 변사체로 발견된 그날부터 그야말로 이슈의 중심에 섰다. A씨의 사망과 관련한 수사가 이어지고 장례 일정이 진행되는 동안 내막과 배경 등에 대한 온갖 추측이 꼬리를 물었다. 심지어 손호영의 가해설, A씨의 신상 정보와 두 사람의 교제 내용에 관한 각종 '찌라시'와 '카더라 통신'이 난무했고 혹독한 악플 세례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에 동시에 시달려야 했다. 사안을 보도해야 하는 취재진의 사명은 손호영과 그의 측근들, 소속사 관계자들의 일거수일투족에 매달리는 결과로 나타났고 족족 전해지는 속보 기사엔 일부 몰지각한 네티즌의 악플과 무분별한 루머들이 달렸다. 갑작스런 비보에 이어 일부 네티즌의 과도한 관심, 비뚤어진 시선 속에 가둬진 손호영은 상상만으로도 최악의 컨디션으로 치닫고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결국 마음을 쉽게 추스를 수 없던 손호영은 연인의 뒤를 따르겠다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다. 다행히 불발에 그쳤지만 자살이라는 최악의 방법으로 위기를 넘으려고 한 것으로 보이기에 더없이 안타깝다. 또 그가 이토록 극단적 행동을 보인 배경에는 개인적 아픔과 더불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진 루머와 악플에 대한 스트레스가 깔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사생활을 함께 한 연인의 죽음, 그리고 유명 연예인이기 때문에 감당해야 할 후폭풍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목을 죄인 것이다.
21일 경찰조사부터 언론의 카메라에 휩싸였던 손호영은 장례 일정 내내 온라인을 도배하는 기사의 주인공이 됐다. 그리고 이날 현재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는 와중에도 수많은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는 상태다. 경찰과 병원, 그리고 관계자들은 물론 신원 미상의 측근들이라는 이들의 작은 말 한마디도 기사가 되고 이를 접하는 네티즌의 반응도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손호영과 취재진, 그리고 네티즌 사이 숨 막히는 숨바꼭질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손호영 사태를 바라보는 많은 대중은 언론과 네티즌 문화의 자정을 촉구하고 있다. 많은 스타들이 개인사 혹은 공적인 일로 도마 위에 오를 때마다 과도한 취재 경쟁과 무분별한 네티즌의 악플 세례가 사안의 본질을 흐리거나 호도시키는 결과를 숱하게 봐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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