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루에 '개미지옥' 팠던 염경엽의 한탄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5.24 17: 56

"앞으로는 마운드에 선수들 자주 못 모을거 같다."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45) 감독이 두산 베어스와의 연장승부를 복기하며 아쉬움을 지우지 못했다.
넥센은 23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두산과의 경기에서 1-2로 연장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연장 11회 1사 만루에서 정수빈에게 안타를 맞으며 경기가 끝났다. 그에 앞서 염 감독은 1사 1,3루에서 내야수들을 마운드에 모두 불러 모았다.

그 내용은 2루에서 일부러 헛점을 보여 1루 주자의 도루를 유도하는 것. 만약 이 작전이 성공을 거둔다면 2사 3루가 돼 위기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24일 목동구장에서 만난 염 감독은 "일부러 도루를 유도한 것이 맞다. 이 작전이 성공하려면 여러 조건이 맞아야 하는데 일단 1루에 나가있는 상대 주자가 중요하다. 도루하는 걸 좋아하는 선수가 있어야 하는데 마침 오재원이 1루에 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함정 '개미지옥'을 2루에 만들어놓은 셈이다. 일부러 2루를 비우자 도루 1위 오재원은 1루를 향해 뛰었고, 넥센 배터리는 피치아웃을 해 완벽한 송구 타이밍을 잡았다. 하지만 포수 박동원의 송구가 조금 빗나가 오재원은 세이프가 됐고, 결국 넥센의 작전은 실패로 끝났다.
염 감독은 "동원이의 송구가 조금만 정확했으면 잡을 수 있었는데 아쉽다. 2사 3루만 돼도 경기가 어떻게 끝났을지 알 수 없다"면서 "이기지 못했으면 비기기라도 했어야 했다. 그나마 우리가 위닝시리즈를 해 놔서 다행이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한 염 감독은 앞으로 이와 같은 작전은 쓰기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이미 기사화돼서 다른 팀에서 우리 작전을 알게 됐다. 1년에 몇 번 나오기 힘든 상황이기도 하고, 너무 자주 선수들을 모으면 상대 팀에서 우리를 견제할 것 아니냐"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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