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에 이어 성추행까지'.
지난 1월 지도자의 여자 유도 국가대표선수 구타 사건으로 폭풍에 휩싸였던 일본 유도계에 이번에는 연맹 고위 간부의 성추행 사건이 터져나왔다. 가해자의 변명은 "취해서 그랬다"는 내용이었다.
성추행의 가해자는 일본유도연맹 이사인 후쿠다 지로(76). 지난 2011년 12월 대회를 마치고 연회에 참석한 30대 여자 선수를 도쿄 지하철 엘리베이터에서 강제로 껴안고 입맞춤을 강요한 혐의다. 후쿠다 이사는 "꽤나 취해있었다"며 "성추행을 한 것은 그 때 한 번 뿐으로 곧바로 선수에게 사과했다"고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내용은 바르셀로나 올림픽 여자 유도 은메달리스트인 미조구치 노리코가 23일 도쿄에서 열린 유도 심포지엄에서 이번 사건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피해자가 지난 13일 미조구치를 만나 사건을 털어놨고, 미조구치는 변호사를 대동해 심포지엄에서 이 내용을 공개해 파문이 커진 것.
피해자에게 직접 사과했다는 후쿠다 이사의 말과는 달리 피해 여성은 연맹에 사실을 알렸지만 공식적인 사과를 받지 못했고, 이후에도 대회에서 간부와 마주치게 되면서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하지만 후쿠다 이사는 "그 당시 선수가 사과를 받아들였다. 그렇기 때문에 갑자기 이 문제가 표면으로 떠오른 점에 대해 '어째서 지금인가'하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24일 "후쿠다 이사가 자신의 성추행 혐의를 인정하고 오는 27일 일본유도연맹 이사직과 도쿄유도연맹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최근 여자 선수들에 대한 폭력 사건과 지원금 유용 등의 문제로 일본유도연맹에 대한 세간의 평가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터진 문제이기에 어쩔 수 없는 결단이라는 평가다. 후쿠다 이사 역시 "내가 물러나지 않으면 일본유도연맹과 우에무라 하루키 회장에 대한 평가가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사임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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