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도 모르는 한화의 선발 로테이션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05.24 19: 21

한화 이글스 선발 로테이션은 그때그때 다르다. 고정 멤버는 김혁민, 데니 바티스타, 다나 이브랜드 등 3명 뿐. 4,5선발 요원은 상황에 따라 등판시킨다.
24일 대전 한화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김응룡 한화 감독에게 주말 3연전 선발 등판 계획을 묻자 "오늘 선발은 다 알테고 일요일 선발은 외국에서 오신 손님(이브랜드를 의미)"이라고 대답했다.
"토요일 선발은 비밀"이라고 밝힌 김 감독은 "우리에게 내일은 없잖아"라고 변칙 선발진을 운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이날 경기 승패와 투수 활용 여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

한화의 한 고참급 투수는 "우리도 모른다. 경기 후반 들어 다음날 선발 등판 통보를 받는다"고 귀띔했다. 말 그대로 고육지책이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마땅한 재목이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유창식의 부진이 가장 뼈아프다. 광주일고 시절 특급 좌완으로 명성을 떨친 유창식은 프로 데뷔 후 기대 만큼의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김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유창식이 선발진의 한 축을 맡으며 류현진의 공백을 메워주길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다. 올 시즌 13차례 마운드에 올랐으나 1승 5패 2홀드(평균자책점 12.19)로 부진했다. 김 감독은 "유창식은 2군에서 던지고 괜찮으면 1군에 합류시킬 것"이라며 "전지 훈련 때 정말 기대가 컸는데 마운드에 올라가면 주눅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른바 '새가슴 투수'라는 의미다.
"신경 안정제라도 먹여야 하나. 그럼 도핑 테스트에 걸리겠지. 그렇다면 청심환을 먹여야 하나". 김 감독은 아쉬움 가득한 한숨을 내뱉었다. 김 감독은 마운드를 가리키며 "저기만 나가면 완전히 흐트러지니까 미치는거지. 연습 경기 땐 정말 좋은데 말이야"라고 유창식의 구위 회복을 바랐다.
한화가 며느리도 모르는 변칙 선발 로테이션을 운용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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