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무대 입성 이래 최고의 호투였다. 최고 150km의 직구는 물론이고 투심-커터-슬라이더-체인지업 등 다양한 공을 구사하며 상대 타선의 숨통을 끊었다. NC 다이노스 ACE 트리오 한 축 찰리 쉬렉(28)이 과거 세스 그레이싱어(전 KIA)를 연상시키는 쾌투로 시즌 2승 째를 올렸다.
찰리는 24일 광주 KIA전에 선발로 나서 7이닝 동안 103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탈삼진 8개, 사사구 3개)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2승(3패)을 수확했다. 최고 구속은 150km에 평균구속은 146km 가량으로 준수했으며 투심도 최고 148km까지 계측되었을 정도로 스피드와 움직임 모두 살아있었다.
타선이 서재응을 상대로 10점을 뽑아내며 편안한 투구 환경을 조성해 준 것도 컸으나 찰리 본인도 대단한 위력을 선보였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찰리의 체인지업을 설명하며 그립을 보여줬다. 일반적인 서클 체인지업 그립에서 중지와 약지를 벌린 그립. 과거 2005~2006시즌 KIA에서 활약하던 그레이싱어의 그립과 똑같았다.

그레이싱어의 서클 체인지업은 일반적인 서클 체인지업처럼 역회전되어 떨어지면서도 떨어지는 폭이 더욱 컸다. 상대 타자들이 정통 포크볼로도 현혹되었던 공. 이 확실한 주무기와 함께 140km 후반~150km 초반의 직구까지 구사했던 그레이싱어는 2007년부터 야쿠르트-요미우리-지바 롯데에서 뛰며 한때 연봉 5억엔까지 받는 재팬 드림을 썼다.
24일 KIA전에서 보여준 찰리의 투구는 그레이싱어의 모습을 다시 보는 듯 했다. 총 103개의 공을 던지며 스타라이크 65개-볼 38개로 제구력도 안정적이었으며 평균 136km 가량의 체인지업은 그레이싱어의 그것처럼 움직임이 대단했다. 베테랑 허 위원이 극찬할 만 했던 체인지업이었다.
찰리는 시즌 개막 전부터 김경문 감독이 가장 선호하는 투구를 펼치는 외국인 투수로 평가를 받았다. 안정된 제구와 좋은 구위와 함께 젊은 나이, 그리고 도망가지 않는 투구를 펼친다는 점에서 팀의 내야 수비만 안정된다면 충분히 에이스로 활약할 만한 자질을 갖췄기 때문이다. 찰리의 24일 KIA전은 왜 그가 그토록 기대를 받고 중용되고 있는 지 알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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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