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어이없는 실책 연발로 기회를 그르치던 막내는 없다. 어느 순간 톱니바퀴처럼 맞아 떨어지는 플레이를 펼치며 안정감을 찾아 투수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시작했다. 여기에 젊은 주포들까지 가세하며 힘도 붙었다. 신생팀 NC 다이노스를 얕보면 이제는 정말 크게 다친다.
NC는 지난 24일 광주 KIA전서 선발 찰리 쉬렉의 7이닝 무실점 호투와 3타점 씩 6타점을 합작한 맏형 이호준-신인 권희동의 활약에 힘입어 10-5 승리를 거뒀다. 고창성-이승호의 난조가 아쉽기는 했으나 초반부터 상대를 일축한 완승이었다. 이날 승리로 NC는 3연승을 달리며 최하위 한화와의 격차를 한 경기 반 차로 벌여 놓았다.
4월을 4승1무17패로 마친 NC는 5월 한 달 간 9승1무8패로 선전 중이다. 신생팀인만큼 시즌을 치르는 데 대한 매뉴얼을 만들어가는 시점에서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직 35실책으로 9개 팀 중 1위 불명예를 지키고 있으나 최다 실책 2위 롯데(34실책)와의 간격이 한 개에 불과할 정도로 안정세를 찾았다. 시즌 초반만 해도 쉬운 타구 처리도 어려워 함량 미달이라는 평까지 받았던 NC다. 넥센에서 이적해 온 지석훈이 2루 수비 안정을 가져오며 내야수들의 수비력이 점차 1군에 걸맞게 성장 중이다.

맏형 이호준에 모창민-나성범의 가세, 권희동의 폭발 등으로 파괴력이 높아진 것도 주목할 만 하다. NC의 팀 홈런 26개는 넥센(35홈런)-SK(33홈런)에 이어 삼성, 두산, KIA와 함께 공동 3위다. 팀 도루는 47개로 5위인데 성공률은 77%로 단연 1위다. 초반에는 완패가 많았다면 어느새 패하더라도 쉽게 경기를 내주지 않는 저력까지 갖추게 되었다. 중간계투진의 안정도만 높아진다면 다크호스로서 위력을 비추기 충분하다.
공수 안정도가 높아지면서 외국인 ACE 트리오도 점차 진심 어린 웃음을 찾기 시작했다. 24일 선발로 나서 7이닝 무실점 쾌투를 선보인 찰리는 “내 승리보다 팀이 이겼다는 것이 기쁘다. 시즌을 치르며 경기 경험을 통해 우리 선수단이 발전하고 배워나가는 것을 볼 수 있어 좋다”라며 동료에 대한 신뢰를 비췄다. ‘언제 이겨보나’ 고개를 젓던 세 명의 외국인 투수들은 이제 다들 마수걸이 승리를 꿰찼고 경기력도 점차 나아지고 있다.
시즌 초반 한화와 함께 한없이 밀려버리며 최약체로 분류되었던 NC. 아직 8~9위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SK와의 원정 3연전을 2승1패 위닝시리즈로 가져간 데 이어 KIA까지 잡고 시즌 두 번째 3연승을 달리며 6연전 승률 5할을 확보했다. 귀엽다고 ‘우쭈쭈’ 얕봤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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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