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보기엔 화려한 혼자 사는 남자들의 일상은 알고 보면 외로운 일들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이들의 리얼한 일상 생활을 엿보는 안방극장에서는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지난 24일 오후 방송된 '나 혼자 산다'에서는 홀로 여유로운 한 때를 즐기는 무지개회원들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들은 집에서, 극장에서, 찜질방에서, 친구의 신혼집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개인적인 시간을 보냈다.
그동안 프로그램에서 사생활을 잘 드러내지 않았던 노홍철은 카페처럼 꾸며진 집에서 보내는 하루를 공개했다. 그의 집은 인테리어 시공을 할 때부터 카페를 콘셉트로 했지만, 카페도 집도 아닌 결과물로 만들어진 독특한 곳이었다. 노홍철은 양초 장사를 해도 될 만큼 많은 초를 키고 호떡을 먹었다. 그러던 중 그는 실수로 유리잔을 깨어 버렸고, 청소를 해야 하지만 초만 덩그러니 켜져 있는 집의 어두운 조명 탓에 홀로 고군분투했다.

김광규는 자신의 집에서 혼자서도 많은 일들을 했다. 과거 대학시절의 비디오를 찾아보며 추억에 빠졌고, 자신이 나온 영화 '친구'를 보면서 본인의 흉내를 내기도 했다. 또한 그는 사주팔자 상담 전화에 통화를 시도했다. 그 전화에서 김광규는 곧 대운이 올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아니나다를까 곧 MBC '일밤-진짜 사나이' PD로부터 섭외전화를 받아 함박웃음을 지었다.
김광규가 '혼자서도 잘해요'식의 여가 생활을 즐겼다면, 데프콘은 돌봐줄 사람도 없는 '혼자남'으로서 독한 감기에 걸려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는 "감기에는 마늘통닭을 먹여야 한다"는 그만의 철칙을 실현하기 위해 통닭 배달을 시도했지만 실패해 분노했다. 결국 아픈 몸을 이끌고 통닭집까지 찾아간 데프콘은 아무도 없는 집에서 혼자 통닭을 뜯으며 슬프면서도 웃긴 '먹방'을 선보였다.
서인국은 친구의 신혼 집에 찾아가 집들이를 즐겼다. 그러나 그 곳에서 서인국은 깊은 외로움을 느껴야했다. 막상 둘러보니 혼자인 것은 자신 뿐이었다. 부부와 커플 사이에서 서인국은 '군중 속의 고독'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었다. 친구들과 웃고 떠든 시간이 흘렀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서인국의 뒷모습은 왠지 모르게 쓸쓸했다.
이성재는 보는 이의 모성애를 자극하게 하는 일상생활을 보여줬다. 겉으론 쿨한 척 하지만 혼자 영화를 보고, 편의점에서 음식을 먹는 그의 모습은 고독하기 그지없었다. 특히 이성재가 극장을 찾았을 때, 아이언맨 가면을 얻기 위해 억지로 팝콘 2인분을 먹는 모습은 웃음과 함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사실적으로 그려진 무지개회원들의 일상을 보고 있자니 슬프면서도 웃음이 난다. 그야말로 '웃픈' 일상이다. 귀엽지만 안타깝고, 웃기지만 슬픈 '혼자남'들이 또 어떤 리얼한 사생활로 안방극장에 웃음을 선사할까. 금요일 밤이 기다려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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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산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