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팀에 약한 SK, PS 진출 먹구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5.25 06: 16

상대 순위에 따른 승리 가중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강팀이든 약팀이든 승리를 거두면 똑같은 1승이 주어진다. 그런 측면에서 올해 SK의 행보는 불안하고 또 힘겹다. 약팀에 약한 모습이 이어진다면 포스트시즌 레이스에도 먹구름이 낄 수밖에 없다.
SK는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3-4로 졌다. 선발 김광현이 7이닝 동안 4실점(3자책점)으로 잘 버텼으나 경기 중반 찾아온 난조가 뼈아팠다. 여기에 타선은 또 한 번 답답한 양상을 드러냈다. 10개의 안타를 쳤지만 3득점에 그쳤다. 여전히 득점권에서 약했고 응집력이 부족했다. 결국 SK는 LG의 강한 불펜의 힘을 이겨내지 못하고 3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이로써 SK는 18승21패1무(승률 .462)를 기록, 5할 승률과 한걸음 멀어짐과 동시에 LG에 공동 6위 자리를 허용했다. 물론 아직 시즌 초·중반이다. 포스트시즌 진출권과는 3.5경기차로 남은 시즌 결과에 따라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수치다. 그러나 한 가지 눈여겨볼 만한 것이 있다. 바로 약팀에 효율적으로 승리를 따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호의 조건 하나를 잃어버렸다.

SK는 올 시즌 순위표 위에 있는 팀들과의 상대전적이 괜찮다. 선두 삼성에 2승1패, 두산에 4승2패를 했다. 넥센과는 반타작(3승3패)으로 나쁘지 않았다. KIA에 2승3패를 했으나 역시 크게 밀린 것은 아니다. 그런데 5위 아래의 팀들과의 승부에서 고전했다. 한화(4승1패1무)를 제외하면 죄다 약했다. 롯데에 1승4패, LG에 3패를 했고 막내 NC에는 두 차례 위닝시리즈를 내주며 2승4패의 열세를 보이고 있다.
한창 잘 나갈 때의 SK는 하위권 팀들에게는 ‘무자비’한 팀이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철저하게 틀어막았다. SK가 전성기를 달렸던 2010년 성적을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당시 하위권이었던 LG에 14승4패1무(승률 .737)를 한 것을 비롯,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4팀을 상대로 51승을 쓸어 담았다. 51승은 2010년 SK가 거둔 전체 승수의 61%에 해당되는 수치다. 하위권 팀들에게 승리를 열심히 벌어 편안한 시즌 운영의 동력으로 삼았다.
그러나 올해는 하위권 팀들에게 약한 면모를 보여 시즌 운영이 어려워지고 있다. 상위권 팀들과의 경기에서 선전하다가도 하위권 팀들의 지뢰를 밟아 상승세가 꺾이는 일이 많다. 최근 부진도 이와 연관이 있다. 지난 주말 3연전부터 롯데·NC·LG를 차례로 만난 SK는 2승5패에 머물렀다. 자신들보다 아래에 있었던 팀들을 상대로 치고 올라가기는커녕 오히려 옷깃을 붙잡혔다. 팀 분위기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만수 SK 감독도 이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 감독은 23일 문학 NC전을 앞두고 “안 그래도 이 문제를 놓고 수석코치와 상의했다”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이 감독은 일단 “우연이라고 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선발 투수의 상성, 그리고 경기 양상에 의해 이런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은 만큼 최종 상대전적은 또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완전한 우연은 없는 법이다. SK의 힘이 떨어졌다는 지적도 흘려 들을 수 없다. 한 해설위원은 “약팀이 반등할 여지를 주지 않고자 경기 초반부터 철저히 ‘밟았던’ 것이 SK였다”라고 떠올리면서 “타선과 불펜이 약해진 요즘에는 그런 맛이 떨어진다. 그러다보니 상대팀들도 SK에 대한 공포를 떨쳐내고 있다. 악순환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과연 SK가 약팀들을 상대로 예전의 강력함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까. SK의 전체 시즌을 좌우할 중요한 명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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