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이 끝나고 본격적인 스토브리그가 열리려면 아직 한참의 시간이 남았다. 그러나 추신수(31, 신시내티 레즈)의 스토브리그는 벌써부터 시작되는 분위기다. 현지 언론에서 추신수의 거취를 놓고 연일 보도를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현 소속팀 신시내티의 ‘방어’ 작전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리그 정상급 리드오프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는 추신수는 올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연봉 대박을 터뜨릴 절호의 기회이자 마지막 기회다. 추신수는 “계약은 생각하지 않는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할 뿐”이라는 일관된 의사를 표명하고 있지만 현지에서는 추신수를 가만히 놔두지 않는 분위기다. 벌써부터 로빈슨 카노(뉴욕 양키스)와 더불어 야수 최대어로 손꼽고 있다.
현재 추신수와 가장 강력하게 연관되고 있는 팀은 뉴욕 메츠다. 리빌딩에 들어간 메츠는 도약을 위해 외야 보강이 필요하다. 외야 최대어 중 하나인 추신수와 연관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추신수의 메츠 원정과 맞춰 뉴욕 지역 언론이 한동안 호들갑을 떨었을 정도로 관심도 높다. 최근에는 추신수의 전 소속팀인 시애틀 매리너스도 후보군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정작 가장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팀은 따로 있다. 현 소속팀 신시내티다.

신시내티의 올해 연봉 총액은 약 1억1000만 달러다. 메이저리그(MLB)에서 12번째다.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다. 문제는 신시내티가 이 이상의 돈을 쓰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팀의 최대치에 근접한 돈을 쓰고 있다고 봐야 한다. 추신수를 위한 추가 여력이 많지 않다. 그러나 추신수 효과를 가장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팀이 바로 신시내티이기도 하다. 추신수를 위해 연봉을 비운다면 그를 눌러 앉힐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이런 상황에서 신시내티가 추신수와의 계약에 관심이 있다는 보도가 속속 나오고 있다. FOX스포츠의 켄 로젠탈은 “신시내티는 추신수와의 연장 계약을 원한다. 다만 그의 에이전트는 스캇 보라스다. 보라스는 자신의 고객이 FA시장에 나오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신시내티 인콰이어러의 존 페이 기자는 “돈의 문제보다는 계약 기간의 문제일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결국 5년 이상의 장기 계약이라면 추신수를 잡을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월트 자케티 단장은 “추신수와 장기계약을 할 수 있다면 당연히 그럴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돈이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연봉 총액에 여유가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현지 언론들은 신시내티의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당장 브론손 아로요, 닉 마셋과 계약하지 않을 경우 1300만 달러가 넘는 금액이 빈다. 올해 1700만 달러를 받는 조이 보토는 내년 연봉이 1200만 달러로 낮아진다. 보토의 계약은 금액이 계속 올라가긴 하는 조건이지만 그래도 일시적으로 2000만 달러에 가까운 연봉 여유가 생기는 셈이다. 신시내티로서는 계산기를 두드려볼 만한 하다.
만약 신시내티가 결단을 내린다면 추신수의 잔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추신수는 포스트시즌에 나갈 수 있는 팀을 원하고 신시내티는 그런 요구조건을 충족시킨다. 팀 분위기에 만족을 표시하고 있는 추신수의 올 시즌 인터뷰도 긍정적이다. 추신수는 최근 인터뷰에서 “아이를 생각하면 한 곳에 오랜 기간 있는 것이 낫다”라고도 했다. 다른 팀 못지않은 두둑한 금액을 안겨준다면 추신수도 신시내티를 진지하게 고려해 볼 수 있다.
현지 언론들은 추신수가 금액보다는 계약 기간을 중요하게 여길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이를 테면 4년 6000만 달러(연평균 1500만 달러)보다 5년 7000만 달러(연평균 1400만 달러)가 추신수의 구미를 당기게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내년으로 만 32세가 되는 추신수의 상황상 신빙성이 있다. 결국 신시내티의 베팅에 모든 것이 달린 가운데 추신수를 둘러싼 루머는 그가 차기 행선지를 결정할 때까지 계속 쏟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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