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철벽 불펜‘ 있기에 여름 대반격 가능하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5.25 07: 35

올 시즌 최고의 불펜진을 구축한 팀은 LG다. LG 불펜진은 평균자책점 3.25를 마크, 2위 삼성의 3.78에 0.5점 이상을 앞서 있다. 블론세이브 또한 2개로 리그 최소, 세이브는 13개로 리그 2위에 자리 중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최다 블론세이브로 뒷문불안 악몽에 시달렸던 것을 돌아보면, 상전벽해가 아닐 수 없다. 
LG의 5월 성적은 6승 11패, 4월 한 때 5할 승률 +5까지 벌어뒀던 성적이 급격히 하락했으나 불펜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투타 엇박자에 의한 패배가 대부분이었고 불펜진이 승리를 날려먹은 경우는 단 한 차례 밖에 없었다. 실제로 LG는 5월 한 경기 평균 3.6득점으로 리그 최소 득점을 기록 중이다. 반면 불펜진 평균자책점은 3.19, 국가대표 셋업맨 유원상이 예상치 못한 허벅지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지만 이동현과 임정우가 유원상의 공백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마무리 봉중근을 중심으로 셋업맨 정현욱, 베테랑 좌투수 이상열과 류택현까지 불펜진 톱니바퀴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지난 두 경기 또한 불펜이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LG는 23일 대구 삼성전과 24일 잠실 SK전에서 경기 중반부터 필승조를 가동, 끝까지 1점차 리드를 지키며 연승 페달을 밟았다. 8⅔이닝 동안 안타 3개만을 허용한 불펜진으로 인해 상대의 역전 드라마는 꿈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 됐다.

그러면서 불펜진 전체가 두터운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베테랑 우투수 이동현은 24일 경기서 올 시즌 5번째 홀드를 올린 후 “불펜 투수들 간의 믿음이 강하다. 다들 잘하니까 누구든 마운드에 올라가면 막아낼 거라고 믿는다. 개인적으로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구위가 올라오고 있기도 하다”며 “누가 나가서 몇 이닝을 던지든 신경 쓰지 않는다. 조금 흔들리면 다음에 나오는 투수가 막아주면 되는 것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투수조 조장이자 마무리 투수인 봉중근 또한 “중간이 강해진 만큼 선발투수들에게 5, 6이닝 3실점 정도만 하면 된다고 한다. 비록 타선이 슬럼프를 겪긴 했지만 결국엔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 본다”며 “어느 팀이든 페이스가 떨어지는 시기는 온다. 단지 우리 팀은 그 시기가 좀 빨리 온 것 같다. 7, 8월에는 오히려 팀 전체가 힘을 내지 않을까 싶다”고 여름 대반격을 예고했다. 
사실 LG는 매년 여름을 넘기지 못하고 시즌을 조기에 종료해왔다. 지난 다섯 시즌 동안  7, 8월 성적 74승 113패 5무로 단 한 시즌도 승률 5할을 넘기지 못했다. 포스트시즌 진출 팀의 윤곽이 드러나는 시점에서 LG는 바닥으로 떨어지기만 했다. 작년 여름 또한 무섭게 승리를 쌓던 에이스 주키치와 신예 선발진이 벽에 마주했고 봉중근이 팀을 이탈하며 연패에 빠졌다.
하지만 올 시즌은 반대의 흐름으로 가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이들의 복귀가 반등 요소가 되고 있는 것이다. 오른손 골절로 팀을 이탈했던 주전포수 현재윤이 기브스를 풀었고 유원상도 부상에서 완쾌돼 공을 잡았다. 이진영은 이미 지명타자로 2군 경기를 소화했다. 지난해 리그 최고의 셋업맨이었던 유원상이 돌아온다면, LG 불펜은 그야말로 호랑이 등에 날개를 단다. 유원상은 지난 17일 복귀 시점을 6월로 잡으면서 “재윤이형, 진영이형과 반격을 위한 작전을 짜고 있다. 셋이 함께 올라와서 한 번에 치고 나갈 계획도 갖고 있다”고 반등을 다짐했다.
LG 김기태 감독은 24일 승리 후 “우리 팀은 더 강해질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말처럼 LG 불펜진 또한 여름에 더 높은 벽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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