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좌완 에이스 벤자민 주키치(31)가 부활을 다짐했다.
주키치는 지난 23일 대구 삼성전에서 5⅓이닝 2실점으로 41일 만에 선발승을 올렸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는 못했지만 올 시즌 두 번째 무사사구 투구를 펼쳤고 이닝 당 하나가 넘는 6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발판을 놓았다.
무엇보다 변화에 의한 호투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날 주키치는 투구판 밟는 위치를 3루에서 1루 쪽으로 변경했다. 주키치는 2011시즌 한국 무대 데뷔 후 1년 반 동안 1루 쪽을 밟고 던지다가 지난 시즌 중반부터 3루 쪽을 밟아왔다. 체인지업의 움직임을 극대화해 2011시즌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3할2리로 부진했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처방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투구 밸런스가 흔들리며 제구력이 무너졌다. 2011시즌 탈삼진 150개 볼넷 53개로 볼넷보다 탈삼진이 약 3배 많았지만 올 시즌은 볼넷과 탈삼진이 평행선을 이뤘다. 우타자 몸쪽을 예리하게 파고 들어가던 컷 패스트볼도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직구 제구가 안 되자 패스트볼과 짝을 이뤄 효과를 발휘하던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의 변화구도 무용지물이 됐다. 결국 주키치는 지난 13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며 교정에 들어갔다.
다행히 2군행은 반등을 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키치는 24일 “2군에 내려가면서 나 자신을 다시 돌아봤다. 예전에는 어떻게 던졌었는지 살펴보고 지금 안 되는 부분을 체크했다. 투구판 밟는 위치도 2군에서 바꿨다. 투구판 어느 쪽을 밟고 던지느냐에 따라 굉장히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릴리스포인트부터 공의 궤적까지 모든 게 다 바뀐다”며 “투구판 뿐이 아닌 투구폼도 수정했다. 시즌 중 이렇게 변화를 주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당시의 절박한 심정을 전했다.
이어 주키치는 “올 시즌 심각한 부진에 빠졌지만 용기만은 잃지 않으려고 했다. 매번 ‘할 수 있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힘든 시간이었지만 잘 했을 때의 내 모습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은 놓지 않았다”고 승리 가뭄에 시달렸던 시기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일단 지금의 변화가 내 투구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지난 등판에서 무사사구를 기록했다는 것만 봐도 그렇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주키치의 목표는 지난 시즌 전반기의 폼을 되찾는 것이다. 주키치는 2012시즌 전반기 19경기 동안 117⅔이닝을 소화하며 9승 4패 평균자책점 2.75를 기록했다. 다승 부문 선두를 질주하고 1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며 전반기 최고의 투수로 자리했었다. 주키치를 상대하는 팀들은 주키치의 컷패스트볼을 공략하기 위해 특별 훈련에 임하기까지 했다. 비록 후반기에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졌지만, 전반기 활약을 바탕으로 LG 프랜차이즈 최초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을 올린 외국인 투수가 됐다.
주키치 또한 당시의 활약에 대해 자부심을 느꼈다. 스스로 ‘야구가 가장 잘 됐던 시기’라고 정의했다. 마지막으로 주키치는 “작년 전반기의 활약을 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직은 과정에 있지만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한창 좋았을 때의 내 모습을 되찾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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