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팬을 몰고 다니는 대한민국 톱 아이돌 가수, 얼굴도 예쁜데 천재적인 음악성까지 지닌 양치기 소녀, 공부도, 악기 연주도 잘하고 매너까지 좋은 부잣집 도련님... 북촌고등학교 2학년 2반에는 이 특별한(?) 고딩들이 모여 있다. 현실이라면? 말도 안 되는 얘기다.
tvN 뮤직드라마 '몬스타' 속 주인공들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총원 30명 남짓한 이 교실에서는 현실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너무나 멋지고 예쁜 고등학생들이 숨을 쉰다. 내로라하는 보이그룹의 인기 멤버 설찬(용준형 분)이 내 짝이라니, 뉴질랜드에서 전학 온 얼굴도 예쁘고 정의롭고 게다가 노래도 기타 연주도 잘하는 소녀 세이(하연수 분)가 우리 분단이라니, 그야말로 '엄친아' 회장 선우(강하늘 분)는 평소 과묵하지만 알고 보면 남자답고 배려 넘치는 훈남이다. 한 교실에 이렇게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총집합하다니, 판타지가 아닌가.
24일, 2회를 내보낸 '몬스타'는 2반 교실을 채운 캐릭터들의 내면과 갈등 관계를 좀 더 밀도 있게 표현하며 본격적인 스타트를 끊었다. 허세왕자 설찬은 어느덧 4차원 소녀 세이의 매력에 풍덩 빠진 모습이고 선우 역시 세이를 향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 이렇게 구태의연한 삼각관계만 있는 건 아니다. 설찬과 선우 사이 깊은 대립 구도나 세이는 모르지만 선우만 아는 둘만의 과거사, 그리고 세이의 부친과 연관된 의문의 남자(안내상 분) 등 다양한 사연과 관계가 등장해 흥미를 더한다.

뭐니 뭐니해도 시청자들의 가슴을 두근대게 하는 건 설찬-세이-선우의 뻔하지만 떨리는 삼각로맨스. 아이돌과의 로맨스나 꽃고딩들의 사랑과 우정은 그간 많은 하이틴 드라마와 영화에서 숱하게 다룬 얘기지만 어김없는 떨림을 선사한다. 특히 10대, 20대 여성들의 판타지를 자극하기 충분한 단골 소재다.
하지만 '몬스타'는 그런 판타지적 얼개에다 작금의 대한민국 학교에서 일어나는 문제(왕따, 폭력, 탈선 등)등의 현실적인 코드를 삽입하고 질 높은 음악을 덧대면서 좀 더 버라이어티하게 태어났다. 그저 예쁘고 잘난 고딩들의 말도 안 되는 이야기에 그치는 게 아니라 피부로 와닿을만한 교육계의 현실을 반영했고 거기에 감각적인 음악들을 가미하면서 리얼리티와 감동을 동시에 잡는 데 성공하는 모습이다.
배우들의 호연도 만만치 않은 매력 무기다. 용준형은 데뷔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담백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허세 아이돌'의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실제 비스트의 멤버인 만큼 비주얼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설찬' 역에 잘 부합하고 있다. 신예 하연수의 4차원 여고생 연기도 볼만하다. 하연수는 마치 만화를 찢고 나온 듯 매력적인 마스크와 묘한 아우라를 동시에 갖춘데다 꽤 자연스러운 연기력까지 뽐낸다. 엄친아 선우 역을 맡은 강하늘은 다양한 연극, 뮤지컬, 영화 등을 통해 쌓은 경험을 잘 살려내며 '몬스타' 출연진 중에서도 단연 뛰어난 연기력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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