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번째 생일을 맞은 칸 국제영화제는 2% 부족했다.
제66회 칸 국제영화제가 크고 작은 사건들 속에 27일(이하 한국시간), 폐막작인 ‘줄루(ZULU)'의 상영과 상영 이후 칸 국제영화제 최고 영예의 상인 황금종려상 수상작을 발표하면서 12일 간의 여정을 끝마친다.
지난 16일 개막작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 영화 ‘위대한 개츠비’ 상영을 시작으로 화려한 여정을 시작했던 이번 칸 국제영화제는 이로써 궂은 날씨, 절도사건과 총격사건, 그리고 가짜 싸이 등장 등 개운하지 않은 뒷맛을 남긴 채 막을 내리게 됐다.

칸의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개막식을 기다리기라도 한 것처럼 개막식 직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한 것. 이에 디카프리오, 토비 맥과이어, 캐리 멀리건 등 유명인사들을 보기 위해 오랜 시간 기다린 영화 팬들은 안타까움의 탄식을 내뱉어야 했다. 이렇게 시작된 비는 그칠 줄을 몰랐다. 이에 축제 분위기로 한껏 들떠 있어야 할 칸의 거리는 다소 가라앉아 있었다.
비와 함께 크고 작은 사건들은 계속 됐다. 개막식 다음날인 17일에는 쇼파드 직원이 머물고 있던 노보텔 호텔에서 11억 원대의 보석이 도난당하는 사건이 벌어졌으며 그 다음날인 18일에는 칸 크로와제트 거리에 위치한 마르티네즈 호텔 근처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남성이 허공을 향해 2발의 총을 발사, 모두를 공포에 떨게 했다. 당시 근처에서 인터뷰를 하던 배우 크리스토프 왈츠가 인터뷰를 중단하고 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배우 에바 롱고리아는 노팬티를 망각한 채 드레스를 들어오려 주요 부위를 노출하는 아찔한 사고를 겪었으며 이후 칸에서 벌어진 고급 파티에 수행원 까지 대동해 자신이 싸이라고 주장한 ‘가짜 싸이’가 등장, 현지 외신이 “싸이가 칸에 왔다”며 보도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밖에도 폐막을 며칠 남겨두지 않은 24일 30억 원의 목걸이가 사라지는 등 절도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기도 했다.

분위기는 어수선 했지만 경쟁부문에 진출한 작품들의 경쟁만큼은 뜨거웠다. 우선 칸 국제영화제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황금종려상 수상은 터키 감독, 압델라티프 케시시 감독의 ‘블루 이즈 더 워미스트 컬러(Blue is the Warmest Color)'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총 19편의 경쟁부문 진출작 중 ’블루 이즈 더 워미스트 컬러‘가 외신들의 ’황금종려상 수상의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으며 경쟁작들 중 가장 높은 별점을 받고 있는 것.
그러나 코엔 형제의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Inside Lewin Davis)’ 역시 만만치 않다. ‘블루 이즈 더 워미스트 컬러’의 뒤를 이어 높은 평점을 달리고 있는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는 196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그리니치 빌리지에 위치한 한 커피숍에서 활동한 포크가수 데이브 반 롱크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만약 코엔 형제가 이번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다면 영화 ‘바톤핑크’ 이후 무려 22년 만이다.
아시아 영화의 수상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중국의 거장 감독 지아장커 감독의 ‘터치 오브 신(Touch Of Sin)'이 특히 그렇다. 더불어 일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Like Father, Like Son)' 역시 외신들의 호평이 끊이질 않고 있어 황금종려상을 제외하고도 아시아 국가들의 영화가 칸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게 될 가능성은 매우 높은 상황이다.
한편 제66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작은 오는 27일 오전에 발표될 예정이다.
trio88@osen.co.kr
WENN 멀티비츠 (Copyright ⓒ 멀티비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