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대결서 '스승' 안익수 감독이 먼저 웃었다. 성남이 대전 원정에서 2골을 터뜨리며 완승을 거뒀다.
성남 일화는 2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13라운드 대전 시티즌과 원정 경기서 2-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성남은 5승 3무 5패(승점 18)를 거뒀다. 반면 대전은 승점 추가에 실패하며 13위에 머물렀다.
이날 경기는 부산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안익수 감독과 김인완 감독의 사제대결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 시즌 부산의 '질식수비'를 만들어낸 두 사람이 각기 다른 팀의 사령탑으로 리그에서 재회한 것. 두 사람은 1999년부터 2시즌 동안 성남(천안 일화 포함)에서 코치와 선수로 한솥밥을 먹은 인연도 있어 서로 각별히 아끼는 사이다.

두 감독의 특성상 수비 대결이 되지 않겠냐는 만인의 예측처럼 전반전은 두 팀 모두 수비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양 팀 모두 골이 터질 듯 터지지 않는 가운데, 결정력의 부재 속에서 수비에 집중한 두 팀의 전반전은 지루한 공방전으로 끝나는 듯 했다. 대전이나 성남 모두 5백에 가까운 수비라인을 세우며 결코 골을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불살랐고, 그대로 골 없이 전반이 마무리되는 듯 했다.
하지만 전반 43분 성남이 기어코 선제골을 뽑아냈다. 김한윤이 머리로 떨궈준 공이 애드깔로스의 앞을 지나쳐 그대로 흘러갔지만, 왼쪽 측면에서 달려들던 김성준이 이를 놓치지 않고 그대로 왼발슈팅으로 연결해 골을 만들어낸 것.
전반 종료 직전 기분 좋게 선제골을 만들어낸 성남은 후반 8분 박진포의 패스를 받은 제파로프가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뽑아냈다. 대전으로서는 치명적인 실점이었다.
물론 대전도 만회골을 위해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후반 12분에는 정석민의 오른발 슈팅이 전상욱 골키퍼의 손에 걸려 크로스바 위로 넘어갔고, 3분 후에는 이웅희의 패스를 받은 윤준하의 날카로운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는 등 운도 따라주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후반 31분에는 이동현의 직접 프리킥조차 전상욱 골키퍼의 정면을 향하고 말았다.
파상공세를 펼치던 대전은 경기 종료를 앞둔 후반 44분 김병석이 만회골을 터뜨리며 자존심을 세웠다. 하지만 그 이상의 추가골은 없었다. 결국, "둘 중의 한 사람은 안좋은 결과를 받을 수 밖에 없는 경기"라던 안 감독의 말처럼, 승부의 세계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의 첫 번째 승부는 '제자' 김 감독의 패배로 끝나고 말았다.
■ 25일 전적
▲ 대전월드컵경기장
대전 시티즌 0 (0-1 0-1) 2 성남 일화
△ 득점=전 43 김성준 후 8 제파로프(이상 성남)
costball@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