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4일만의 복귀골' 이천수, 호랑이 등에 날개 달았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05.25 17: 56

'돌아온 천재' 이천수(32, 인천 유나이티드)가 1464일 만에 K리그 복귀골을 신고하며 녹슬지 않은 창을 과시했다.
이천수는 25일 오후 4시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3라운드 부산과 원정 경기서 선발 출장, 전반 12분 한교원의 침투 패스를 받아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부산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로써 이천수는 지난 2009년 5월 23일 성남 일화전서 골맛을 본 이후 1464일 만에 K리그에서 그물을 출렁였다. 4년만에 터진 골이다. 이천수는 올 시즌 K리그에 복귀해 이날 경기 전까지 8경기서 3도움을 기록 중이었다.

실로 오랜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해 세운 기록인데다가 풀타임 출전, 동료와 연계 플레이 등에서 예상보다 빠르게 적응하며 높은 점수를 받았던 이천수. 활약과 함께 본인의 몸 상태도 본 궤도에 오르고 있었던 터라 골만 터지면 호랑이 등에 날개를 다는 격이었다.
김봉길 인천 감독도 내심 이천수의 복귀골을 바랐다. 이날 경기 전에 만난 김 감독은 "경기 전 이천수에게 '골 욕심을 좀 내라'고 말했다"면서 애제자에게 압박(?) 아닌 압박을 가했음을 밝혔다.
김 감독의 바람이 전해진 것이었을까. 이천수는 수세에 몰려 있던 전반 12분 보란듯이 선제골을 터트리며 기선 제압의 선봉에 섰다. 실상 골이 다가 아니었다.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수비에도 적잖은 공헌을 했다. 후반 막판에는 디오고의 쐐기골을 도우며 1골 1도움을 기록,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천수의 활약에 힘입은 인천은 이날 승리로 귀중한 승점 3점을 따냈다. 인천은 이천수의 선제결승골과 후반 8분 설기현의 도움을 받은 이석현의 추가골, 종료 직전 디오고의 쐐기골에 힘입어 3-0으로 승리, 최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천수는 올 시즌 임의탈퇴 철회를 받으며 천신만고 끝에 K리그 무대로 돌아왔다. "그라운드에 서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차고 행복하다"는 본인의 말마따나 영영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올 수 없을 것만 같았다. 복귀 전 부정적인 여론이 일었던 것이 사실이었고, 재기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보란듯이 이 모든 어려움을 이겨냈다. 외려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 이천수다. 비단 그라운드에서의 기량 뿐만 아니라 과거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멘탈'을 보여주고 있다. 이천수가 향후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그의 발끝에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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