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6회 칸, 한국 빠졌지만 아시아 약진 돋보였다②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3.05.26 09: 14

한국 영화가 빠진 제 66회 칸영화제에서는 아시아 영화의 약진이 돋보였다. 중국과 일본을 비롯해 이란 영화까지, 칸에 진출한 아시아 영화들이 외신들과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호평을 받은 것. 특히 지난해 제 65회 칸영화제의 경우 한국의 ‘다른나라에서’(홍상수 감독)와 ‘돈의 맛’(임상수 감독) 등의 한국 영화들을 제외하고는 다른 아시아 영화의 활약은 전무했던 터라 한 해만에 달라진 상황이 눈길을 끈다.
이번 칸영화제에서 아시아 영화 중 가장 큰 관심을 받았던 작품은 중국의 거장 지아장커 감독의 '터치 오브 신(Touch of Sin)'이다. 광산노동자와 사우나 여직원, 공장 노동자 등 현대 중국 사회 빈곤층의 처절한 복수극을 그린 이 영화는 지난 24일 영미계 영화전문지 '스크린데일리'가 발표한 영화 평점에서 4점 만점에 3점, 미국 영화전문매체 ‘아이온시네마’에서도 3.3점의 높은 점수를 받으며 수상 가능성이 높은 아시아 영화로 손꼽혔다. 또한 영국 유력지 '더 텔레그라프(The Telegraph)'는 '터치 오브 신'의 폭력적인 복수극이 주는 쾌감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작품과 비교, 극찬하며 별점 평가에서 5점 만점에 4점을 주기도 했다.
이란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더 패스트’(The Past)' 역시 상당한 주목을 받았던 아시아 영화다. '더 패스트'는 이혼을 앞둔 이란 남편과 프랑스 아내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스크린데일리'의 영화 평점에서 2.8점, '아이온시네마'에서는 3.7점을 받았다.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은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로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과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 바 있어 이번 칸영화제에서도 유력한 황금종려상 후보로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이 밖에도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Like Father, Like Son)' 역시 '스크린 데일리' 평점 2.5점, '아이온시네마'에서 2.9점을 받으며 아시아 영화 수상 가능성을 높였다. 이 영화는 6년이 지난 뒤 병원에서 아이가 바뀐 사실을 알게 된 부부의 심리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 현지 관객들과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아시아 영화들의 이런 약진이 반갑기는 하지만, 그 즐거움을 한국 영화가 함께 누릴 수 없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는 문병곤 감독의 ‘세이프’(경쟁 부문), 김수진 감독의 ‘선’(시네파운데이션), 한은영 감독의 ‘울게 하소서’(비평가주간)까지 세 편의 단편영화를 제외하고는 경쟁부분에 이름을 내밀지 못했다.
한편 현재 황금종려상 후보로 가장 유력하게 꼽히는 영화는 터키 압델라티프 케시시 감독의 '블루 이즈 더 워미스트 컬러(Blue is the Warmest Color)'와 코엔 형제 감독의 미국영화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Inside Llewyn Davis)'다.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는 영화제 전반부, '블루이즈 더 워미스트 컬러'는 영화제 후반부에 각 영화전문지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으며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그럼에도 황금종려상을 비롯한 칸영화제 수상은 유력전문지의 별점 평가와 사뭇 다른 결과일 때가 많아 발표가 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심사위원들의 성향이나 영화제의 방향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 특히 올해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배우 니콜 키드먼 등 할리우드의 유력 인사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석해 미국 영화의 수상 가능성이 높다는 평이다. 칸영화제는 오는 27일(한국시간) 폐막작인 '줄루(ZULU)'의 상영과 황금종려상 수상작 발표를 끝으로 12일 간의 여정을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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