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제자는 애제자였다. 김봉길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1464일 만에 K리그 복귀골을 신고한 이천수의 활약에 미소를 지었다.
인천은 25일 오후 4시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3라운드 부산과 원정 경기서 전반 12분 이천수의 선제결승골과 후반 8분 이석현의 추가골, 종료 직전 이천수의 도움을 받은 디오고의 쐐기골에 힘입어 3-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인천은 승점 23점을 기록하며 최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부산은 올 시즌 홈 6경기 연속 무패와 최근 7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마감하며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김봉길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서 "전반기 마지막 경기라 중요했는데 부산이 워낙 상승세를 타고 있어서 고비였다"면서 "날씨가 많이 더웠는데 끝까지 투혼을 발휘해 승리한 선수들에게 공을 돌린다"고 소감을 말했다.
고대하던 복귀골을 신고한 이천수에 대해서는 "계속 몸이 좋아지고 있었고, 도움도 기록하고 있었다. 득점포까지 터졌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오늘 골을 넣어 기분이 좋다"라고 애제자의 마수걸이 골에 기쁨을 나타냈다.
부상 복귀 후 첫 공격포인트를 올린 설기현에 대한 평가도 잊지 않았다. "기현이가 지난해 공헌을 많이 했는데 부상으로 몸과 마음이 무거웠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날 수비수와 경합도 많이 해주고 잘 해줬다. 수훈 선수다"라고 공을 높이 평가했다.
이날 '캡틴' 김남일이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긴 했지만 인천은 올 시즌 설기현 이천수 등 2002 한일월드컵 3인방이 맹활약을 펼치며 돌풍을 이끌고 있다. "감독이지만 셋 모두 훌륭한 선수들이고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다고 생각한다. 경기장 안 뿐만 아니라 밖에서의 모습을 봤을 때 역시 스타라는 생각을 한다. 베테랑 선수들이 헌신을 하니 팀도 잘되는 것 같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인천은 이날 승리로 전반기를 성공적으로 마감했다. 약 1달간 전반기 휴식기를 가진 뒤 6월 27일 성남 일화와 후반기 첫 경기를 치른다. 김 감독은 "기존에 처져 있는 팀들도 저력이 있고 호락호락한 팀이 없다"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