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영화들이 비록 제66회 칸 국제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밟지는 못했지만 필름마켓에서 해외 바이어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아 여전한 한국영화 위상을 입증했다.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개막작 ‘위대한 개츠비’ 상영을 시작으로 화려한 막을 올린 제66회 칸 국제영화제에는 비록, 두 편의 국내 단편영화만이 칸 영화제를 찾았을 뿐 다른 영화들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영화가 사고 팔리는 필름마켓에서는 한국영화에 대한 바이어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이번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작품은 총 19편. 그 중 어디에서도 한국영화는 찾아볼 수 없었다. 경쟁부문이 아니더라도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꾸준하게 작품을 진출시켰던 한국영화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

문병곤 감독의 ‘세이프(The Safe)', 김수진 감독의 ’선(The Line)' 등 2편의 작품만이 각각 단편 부문과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이름을 올린 것이 전부다.
이와 같은 결과에 국내 영화 팬들의 실망과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지만 막상 칸 국제 영화제의 뚜껑을 열어보자 모든 우려들은 결국 기우였다. 필름마켓 속 한국영화 부스에는 해외 바이어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으며 해외에서 한국영화가 아직까지 건재함을 보여준 것.
이에 마켓에서 OSEN과 만난 한 영화 관계자는 “한국영화는 늘 해외 바이어들 사이에서 관심의 대상이다. 한국영화의 칸 국제 영화제 진출 여부와는 상관없이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은 높다”고 말한 것.
외신 역시 한국영화 세일즈에 대한 관심을 표하기도 했다. LA타임즈는 지난 23일 칸 국제 영화제 필름마켓 현황을 보도하며 “필름마켓에서 무엇보다도 가장 흥미로운 영화는 한국의 ‘미스터 고’였다. 이 영화는 모션 캡처와 컴퓨터그래픽을 활용해 600파운드 몸무게의 진짜처럼 보이는 고릴라, 야구를 아주 사랑하는 고릴라에 관한 영화를 만들었다. 아마도 LA다저스가 이 영화를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올 여름 개봉할 ‘미스터 고’에 대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해외 바이어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한국영화들의 세일즈 성과 역시 주목할 만하다. 영화 ‘신세계’ 측 관계자는 “할리우드 리메이크 결정이 세일즈에 영향을 미친 것 같나”라는 질문에 “아무래도 리메이크 때문에 더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같다”고 긍정적인 대답을 했으며 ‘미스터 고’, ‘은밀하게 위대하게’ 측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세일즈 결과를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일단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아시아 국가에서 반응이 굉장히 좋다. 계약을 추진 중에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또 다른 마켓 관계자 역시 “계약이 성사된 것도 있고 앞으로 계속 진행해야 하는 건들도 있다. 이번 마켓에서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섣불리 좋다 나쁘다를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결과는) 괜찮은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제66회 칸 국제 영화제는 27일 오전 황금종려상 수상작 발표와 함께 화려했던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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