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함께 살 수도, 보낼 수도 없는 유준상의 눈물겨운 부성애가 시청자들을 울렸다. 딸의 데려가고 싶은 엄마의 마음도, 아빠의 마음도 모두 다 이해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딸을 보내는 유준상의 마음이 더 애달프다.
지난 25일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출생의 비밀'에서 홍경두(유준상 분)는 홍해듬(갈소원 분)을 좋은 환경에서 자라게 하기 위해 정이현(성유리 분)에게 보내기로 결심했다. 이현은 해듬이 경두의 친구에게 혼나는 모습을 보고 해듬을 경두 몰래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 경두는 그런 이현에게 분노하며 해듬을 달라고 했지만 이현은 자신이 해듬을 좋은 환경에서 잘 키우겠다고 우겼다. 경두는 이현의 마음을 생각하며 하룻밤만 해듬을 그녀에게 맡기기로 했다.
하지만 결국에는 경두 스스로 해듬을 이현에게 보내기로 결심해야만 하는 상황이 왔다. 경두는 아침 일찍 해듬을 데리러 이현의 집에 갔다가 조여사(유혜리 분)에 의해 의문의 남자들에게 납치, 해듬을 보지 못하고 외딴 곳에 갇히고 말았다.

그 사이 이현은 해듬에게 새 옷을 사주고 그녀가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영어 유치원을 보내주고 보모를 붙여주는 등 해듬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도와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얼마 후, 조여사는 최석(이효정 분)에게 해듬에 대해 털어놓으며 자신이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말했고, 경두를 찾아가 해듬을 좋은 환경에서 멋진 여성으로 키울 수 있지만 그의 허락 없이 몰래 데려가진 않겠다고 약속했다. 경두는 해듬을 다시 만났지만 그가 해듬에게 이현만큼 잘 해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좌절했다. 결국 경두는 영어 유치원에 가고 싶다는 해듬을 이현에게 보내기로 결심하고, 눈물로 이별 준비를 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유준상의 부성애 연기가 폭발했다. 이현에 대한 배신감과 해듬을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만 하는 경두의 마음에 시청자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가난 때문에 딸을 떠나 보내야하는 아빠의 마음이 얼마나 안타까운가.
그렇다고 이현의 마음이 이해 안 되는 것도 아니다. 기억을 잃어 딸을 두고 집을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어째든 다시 만난 딸에게 최고의 환경을 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은 너무나 당연하다.
경두와 이현 모두의 마음이 이해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더 안타깝고 불쌍하다. 과연 이현에게로 간 해듬은 아빠를 잊고 잘 살 수 있을지, 해듬을 보낸 경두는 딸에 대한 그리움을 어떻게 달랠지, 빼앗든 해듬을 데려간 이현은 경두에게 어떤 마음일지, 앞으로 세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변해갈지 궁금증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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