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팀인 만큼 외국인 선수 한 명을 더 기용할 수 있는 상황에서 감독은 선발 3인 체제를 택했다. 시즌 개막 후 한 달 동안 1승도 없던 외국인 투수들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최후통첩까지 했던 감독은 본 궤도에 오른 투수들의 활약에 흐뭇하다.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의 시즌 계획도가 점차 맞아 떨어지고 있다.
NC는 지난 25일 광주구장에서 벌어진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KIA전에서 결승타 포함 2타점을 올린 노진혁과 선발 아담 윌크(25)의 6이닝 1실점 호투를 앞세워 9-2로 승리했다. NC는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14승2무25패(25일 현재)를 기록하며 창단 첫 4연승의 기쁨을 누렸다. 전날(24일) 김경문 감독은 자신의 1000경기 째를 승리한 데 이어 생각대로 되는 야구로 4연승을 거두며 연이어 웃었다.
특히 아담-찰리 쉬렉(28)-에릭 해커(30)로 이어지는 외국인 선발 3인방의 활약이 점차 기대치에 맞아 떨어지고 있음은 커다란 호재다. 톱타자 김종호를 비롯, 5월 가세한 젊은 주포 나성범과 신인 권희동의 활약은 물론 지석훈-노진혁 키스톤 콤비의 안정감도 대단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시즌 명운을 쥐고 있던 외국인 3인방이 팀의 기대에 맞는 호투를 펼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아담은 올 시즌 2승4패 평균자책점 4.31을 기록 중으로 25일 KIA전에서는 6이닝 2피안타(탈삼진 5개, 사사구 3개) 1실점 호투로 상대 타선을 봉쇄했다. 5월 들어 1승1패 평균자책점 4.09로 평범해 보일 수 있으나 4월 피안타율 2할8푼7리에서 5월 피안타율 2할4푼7리로 안정감을 찾고 있다. 찰리는 5월 한 달 간 2승무패 평균자책점 1.33에 피안타율 1할7푼2리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중이다.
가장 큰 고민거리가 되었던 에릭도 5월 들어 1승무패 평균자책점 4.15로 안정세를 찾고 있다. 특히 에릭의 경우는 셋 포지션 시 1.5초 대로 느린 슬라이드 스텝을 지적받으며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기도 했다. “다들 성격이 좋으니까 잘할 것이다”라며 기대감을 잃지 않던 김 감독은 에릭을 말소하며 “이제는 자기가 알아서 단점을 고칠 때가 되었다”라고 밝혔다. 전례를 돌아봤을 때 이는 ‘고치지 않으면 그대로 퇴출’이라는 뜻과도 같았다. 다시 돌아온 에릭은 빠를 때는 1.1초 대의 초특급 슬라이드 스텝을 보여주며 주자를 스스로 묶기 시작했다.
외국인 선발 투수들인 만큼 이들은 NC의 올 시즌 경쟁력 자산이며 당장 잘해야 하는 선수들이다. 외국인 선수들과 FA 이적해 온 이호준, 이현곤, 특별지명으로 이적한 이승호, 고창성 등을 제외하면 NC는 대체로 신예나 전 소속팀에서 소외되었던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그만큼 외국인 선발 투수들의 안정된 활약상이 필수다. 4월 불운과 슬럼프로 아쉬움을 사던 ACE 트리오는 이제 기대대로 본 궤도에 올랐다.
두산 재임 시절 김 감독이 가장 외국인 선수들의 덕을 본 것은 바로 2005년과 2007시즌이다. 두 시즌 모두 두산은 개막 전 약체로 평가받았으나 다니엘 리오스-맷 랜들이 원투펀치로 선발진을 지탱하면서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성공했다. 김 감독은 상승 기류를 탄 ACE 트리오를 지켜보며 또 한 번의 기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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