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내티 레즈 베테랑 우완 투수 브론슨 아로요(36)가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예비 FA 주가를 높이고 있다.
아로요는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시카고 컵스와 홈경기에서 6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3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시즌 5승(4패)째를 거뒀다. 2회에만 3실점하며 흔들리는가 싶었지만 무너지지 않고 6회까지 버티며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아로요의 5승은 팀 내 최다승 기록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빛나는 건 가장 많은 66⅓이닝을 던졌다는 점이다. 이는 메이저리그 전체 12위이자 내셔널리그 7위에 해당하는 수치. 어느덧 베테랑 투수가 됐지만 팀 내에서 가장 확실한 이닝이터로 존재감을 떨치고 있다.

올해 아로요는 5회 이전에 내려간 경기가 없다. 최소 이닝이 5이닝 한 번 뿐이고, 7이닝 이상 소화한 것도 4경기나 된다. 그 중 2경기는 8이닝 이상. 공은 빠르지 않아도 상대 타이밍을 빼앗는 완급조절과 맞혀잡는 피칭으로 100구 이상 던진 것도 한 경기밖에 되지 않는다.
신시내티는 올해 팀 평균자책점 전체 4위(3.32)에 랭크돼 있는데 선발진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선발 평균자책점 전체 3위(3.23)이고, 투구이닝도 300⅔이닝으로 이부문 3위. 맷 레이토스(4승-3.17) 마이크 리크(4승2패-3.25) 호머 베일리(2승3패-3.09) 토니 싱그라니(2승-3.27) 자니 쿠에토(2승-3.22) 등이 위력적인 피칭으로 신시내티의 강력한 선발진을 구축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아로요는 사실 올 시즌 후 신시내티와 재계약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3년간 3500만 달러 계약이 올 시즌을 끝으로 종료되는 아로요는 나이도 많을 뿐만 아니라 유망주 싱그라니의 등장으로 선발진에서 정리될 운명으로 보였다. 하지만 올해 기대이상 피칭으로 선발진의 한 자리를 굳건히 지키자 신시내티의 고민도 더욱 커지게 됐다.
신시내티는 올해 총 연봉 1억600만 달러로 구단 사상 최고액을 썼다. 때문에 올 시즌 후 FA가 되는 추신수와 재계약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와중에 또 다른 예비 FA 아로요가 신시내티의 고민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신시내티 현지 언론에서는 '신시내티가 추신수를 잡을 경우 아로요가 희생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여러모로 고민이 크다.
아로요의 기대이상 활약이 추신수에게 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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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내티=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