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홈 쇄도 하나로 주목을 받게 돼서 좀 당황스럽다. 하지만 아직 보여드릴게 많이 남았다.”
LG 베테랑 내야수 권용관(37)이 25일 잠실구장에서 앞으로의 활약을 예고했다. 비록 당장은 오른발 부상으로 그라운드에 오르지 못하지만, 복귀 후 팀을 위해 공수주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을 다짐했다.
권용관은 지난 2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재치 있는 홈 쇄도로 결승 득점을 올렸다. 양 팀이 1-1로 팽팽히 맞서던 6회초 3루 주자였던 권용관은 삼성 포수 이지영이 투수 윤성환에게 공을 던지는 틈을 이용해 홈을 파고들어 득점에 성공했다. 이 득점에 힘입어 LG는 삼성을 3-2로 꺾고 5월 첫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권용관은 당시 상황을 두고 팀 전체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 했었다고 돌아봤다. 권용관은 “분위기를 우리 쪽으로 가져오는 플레이가 필요했다. 전날 삼성을 이겨서 팀 분위기가 좋아졌는데 이날 지면 다시 분위기가 가라앉게 된다. 삼성이 강팀이기 때문에 위닝시리즈를 가져가면 효과가 크다. 그만큼 반전의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했다”고 몸을 날려 득점한 상황을 회상했다.
이날 권용관은 홈 쇄도로 팀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지만 득점 과정에서 오른발 타박상을 당해 곧바로 교체됐다. 결국 권용관은 주말 SK 3연전 출장이 어려운 상황. 권용관은 부상상태에 대해 “MRI 결과 뼈나 인대에는 이상이 없다. 부상당해서 너무 아쉬운데 다행히 복귀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권용관은 팀이 올라설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고 강조했다. 권용관은 “앞으로 대진이 나쁘지 않다. 개인적인 전망으로는 다음주말 KIA 3연전까지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며 “지난 주말 KIA와 붙어봤는데 해볼만 하다고 느꼈다. 비록 위닝시리즈에는 실패했지만 우리가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가 KIA를 상대한다면 이번에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다음 주말까지 시리즈를 모두 가져가는 게 팀 전체의 목표라 밝혔다.
단순히 그라운드 위에서의 활약 외에도 덕아웃과 라커룸 등에서 정신적으로 후배들을 이끌겠다는 다짐도 보였다. 2년 반 만에 다시 LG 유니폼을 입은 만큼, LG가 이전과는 다른 팀 분위기로 흔들리지 않고 야구를 즐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용관은 “다시 LG로 돌아오게 된 만큼, 이제는 팀 분위기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전까지 LG는 하루하루 결과에 너무 민감했다. 하루 이기면 좋아하다가 지면 확 떨어졌다. 이런 것보다는 즐기면서 야구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이)병규형이랑 이런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있다”며 “SK는 매 경기 결과에 일회일비하지 않더라. 승리에 대한 여유 같은 게 느껴졌다. 우리도 변해야한다. 승패와 관계없이 야구를 즐기고 웃을 필요가 있다. 그러면 오늘 비록 패해도 내일 이길 확률이 높아진다. 선배인 만큼 내가 먼저 이런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후배들 앞에서 말보다는 행동으로 솔선수범할 것이다”고 이야기했다.
올 시즌 권용관의 역할을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고 뛰어난 수비력으로 팀이 필요한 위치에서 쏠쏠한 활약을 할 전망. 특히 권용관은 유격수 오지환의 뒤를 받치며 경기 마지막 순간 승리를 지키는 수비수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권용관은 “갑자기 홈 쇄도 하나로 주목을 받게 돼서 좀 당황스럽다. 하지만 아직 보여드릴게 많이 남았다. 공수주에서 계획하고 있는 것이 많다”고 팀에 보탬이 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