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드라마라고 해서 출생의 비밀과 불륜만 판치는 게 아니었다. MBC 주말드라마 ‘금나와라 뚝딱’이 달달한 로맨스로 얽히고설킨 인연이 난무하는 주말드라마의 칙칙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데 성공했다.
‘금나와라 뚝딱’은 상류층을 열망하는 중산층의 허세와 실상을 들여다보며 가족과 결혼의 의미를 되찾아보겠다는 의도로 출발한 가족드라마다. 이 드라마는 남부러울 것 없는 집안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내면의 상처를 가지고 있는 유나(한지혜 분)와 쌍둥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똑같이 생긴 정몽희(한지혜 분)가 유나의 남편 박현수(연정훈 분)의 부탁으로 유나 행세를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몽희는 화장과 옷차림으로 진짜 자신과 유나를 아슬아슬하게 오고간다. 몽희의 동생 정몽현(백진희 분)과 몽희와 악연이 있는 유나의 동서 성은(이수경 분)은 두 사람을 모두 알고 있지만 몽희의 거짓말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이 드라마는 장서희가 점을 찍은 후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신했던 ‘아내의 유혹’에 버금가는 막장 드라마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 뚜껑이 열린 ‘금나와라 뚝딱’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살만한 가족간의 갈등과 남녀 주인공들의 보기만 해도 설레는 로맨스를 담으며 막장 드라마 분위기를 풍기지 않고 있다. 특히 몽희와 현수, 몽현과 박현태(박서준 분)의 동거 후 시작된 로맨스가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몽희는 현수의 아내 유나 행세를 하기 위해 동거를 하며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있다. 몽현과 현태는 가족의 원성에 사랑 없는 결혼을 했지만 조금씩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있다. 두 커플 모두 아직 상대방에 대한 감정을 눈치 채지 못한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사이. 때문에 이들이 티격태격하면서 보이는 미묘한 감정선은 시청자들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지난 25일 방송된 15회 역시 정원 청소 중 물장난을 치는 몽현과 현태, 비싼 휴대폰을 사달라고 농담을 하는 몽희와 현수의 모습은 밝고 유쾌한 재미를 선사했다. 갈등과 긴장감이 높은 드라마이지만 두 커플만 나오면 여느 로맨틱 코미디 못지않은 설렘과 가슴 두근거리는 즐거움을 안긴다는 평가다. 아직 본격적인 로맨스도 시작하지 못한 이 커플들이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시청자들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금나와라 뚝딱’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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