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멘탈 문제인 것 같다".
신시내티 레즈 외야수 추신수(31)가 슬럼프에 빠졌다. 멈출 줄 모르고 질주하던 그가 주춤하기 시작한 것이다. 기계가 아닌 사람인 이상 언제나 좋을 수만은 없는 게 야구다.
추신수는 26일(이하`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2013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홈경기에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했으나 볼넷 하나를 골라냈을 뿐 3타수 무안타로 물러났다.

이로써 추신수의 시즌 타율은 2할9푼3리에서 2할8푼8리(177타수51안타)로 떨어졌다. 최근 7경기 중 5경기에서 무안타에 그치며 28타수 3안타 타율 1할7리로 슬럼프가 길어지는 모습이다. 주위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슬럼프'라는 불청객이 찾아왔다.
이날 경기 후 라커룸에서 만난 추신수는 슬럼프의 이유에 대해 "기술적인 것보다는 결국 멘탈 문제인 것 같다. 너무 잘 하려고 한 것이 영향이 있지 않나 싶다"고 털어놓았다. 시즌 초반부터 무섭게 질주하며 역대 최고의 시즌을 향해 나아갔고, 그를 향한 주위의 관심과 기대치도 함께 올라갔다.
특히 시즌 후 FA가 되는 그에게 시즌이 진행 중임에도 거취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쏟아졌다. 추신수도 사람이기에 흔들리지 않을 수 없었다. 계속 뭔가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과 부담감이 갑작스런 슬럼프를 야기한 것이다. 그도 "야구는 멘탈 스포츠"라며 심리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슬럼프 대처법은 없을까. 추신수는 "안 맞으면 마음이 갈팡질팡한다. 이럴 때일수록 오히려 아무 생각을 안하는 게 낫다"며 "훈련도 하고 있지만 연습을 많이 한다고 해서 해결될 게 아니다. 야구를 평생하면서 늘 부딪쳐온 일이다. 나 스스로 이겨내야 할 일"이라고 슬럼프 탈출을 다짐했다.
그래도 희망적인건 이날 마지막 타석에서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내며 최근 7타석 연속 무출루에서 벗어났다는 점이다. 추신수는 "마지막 타석에서 얻어낸 볼넷이 계기가 될 수 있을것 같다. 오늘의 볼넷이 아마 내일(27일) 경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앞으로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추신수의 슬럼프 탈출이 기대되는 또 하나의 소식은 가족들이 신시내티로 온다는 점이다. 그동안 애리조나에서 떨어져 지냈지만, 장남 무빈군의 방학을 맞아 부인 하원미씨와 무빈-건우군 그리고 딸 소희양까지 가족들이 모두 이날 신시내티로 넘어온다. 추신수는 "가족들이 오게 된 만큼 곧 좋아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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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내티=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