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창민이 말하는 극강 마운드의 자부심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05.26 10: 24

"시즌은 길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고 표현하면 될 것 같다".
오른쪽 어깨 염증 증세로 전력에서 이탈한 심창민은 여유만만한 모습이었다. 올 시즌 삼성 필승조의 한 축을 맡고 있는 그는 23일 대구 LG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24일 경산 볼파크에서 만난 그는 "상태가 경미한 편이지만 코칭스태프에서 세심히 배려해주셔서 재충전의 기회를 얻게 됐다. 치료 잘 받은 뒤 더욱 튼튼해진 모습으로 복귀하겠다"고 말했다.
심창민은 올 시즌을 앞두고 "두 자릿수 홀드를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올 시즌 18차례 마운드에 올라 1세이브 9홀드(평균자책점 2.75)를 거뒀으니 9부 능선을 넘은 격이다. 이에 심창민은 "하지만 지금 본의 아니게 아홉수에 걸렸다"고 웃은 뒤 "두 자릿수 홀드를 달성하면 1차 목표는 달성했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그것보다 등판할때마다 최선을 다하면 시즌이 끝날 무렵에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확신했다.

원정 숙소 룸메이트인 오승환의 조언은 큰 도움이 된다는 게 그의 설명. 심창민은 18일 마산 NC전서 3-2로 앞선 연장 10회말 마운드에 올라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지만 19일 경기에서는 1⅓이닝 무실점(1피안타 1탈삼진) 쾌투를 뽐내며 7-4 승리를 지켰다. 시즌 첫 세이브. "18일 경기가 끝난 뒤 오승환 선배님께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여러가지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다음날 큰 도움이 됐다. 좀 더 차분하게 할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삼성 투수들은 "심창민의 배짱이 더욱 강해진 느낌"이라고 입을 모은다. 위기 상황에 등판하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그러한 분위기를 즐긴다는 게 한결같은 반응이다. 이에 심창민은 "위기 상황에 자주 등판하다보니 적응된 것일 수도 있고 언제부턴가 마운드 위에서 여유가 생겼다"며 "그리고 나를 믿고 기용해주시는 데 잘 해야 하는 건 선수로서 도리다. 항상 잘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대답했다.
현역 시절 특급 잠수함으로 명성을 떨쳤던 김현욱 불펜 코치의 조언 덕분에 커브의 위력이 더욱 좋아졌다. 150km 안팎의 직구 뿐만 아니라 커브, 슬라이더를 적절히 구사하며 레파토리가 더욱 다양해졌다. 서클 체인지업을 연마 중인 그는 "아직 완성도는 60%에 불과하다. 타이밍을 뺏을때 던질 수 있지만 아직 각이 밋밋하다"고 설명했다.
2013년 삼성 필승조는 안심 백신(안지만, 심창민, 백정현, 신용운)이라 불린다. 심창민은 "누가 지은지 몰라도 정말 잘 지었다"고 웃은 뒤 "(안)지만이형을 비롯해 뛰어난 형들과 함께 한다는 자체 만으로도 영광이다. 하지만 극강 마운드라는 게 한 번 무너지면 끝장난다. 계속 잘 해야 한다. 극강 마운드의 자부심을 갖고 그 명성을 계속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 또한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심창민은 인터뷰가 끝날 무렵 "아직 많은 경기에 뛴 건 아니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 덕분에 한 단계씩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한 고마운 분들의 마음을 뛰어난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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