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 후배들이 대선배인 레전드 앞에서 명승부 끝에 승리를 합작했다.
포항은 26일 오후 포항스틸야드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013 13라운드 홈경기서 신진호의 선제골과 조찬호의 2골, 배천석의 쐐기골을 더해 송창호와 이지남이 2골을 만회하는데 그친 대구를 4-2로 물리쳤다.
이날 승리로 7승 5무 1패를 기록한 포항(승점 26점)은 울산(승점 24)을 2위로 밀어내고 다시 선두로 뛰어올랐다. 반면 대구는 13경기 연속 무승(5무 8패)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포항은 이날 중요한 손님들을 초대했다. 창단 40주년을 기념해 레전드 및 내빈을 초청해 기념행사를 벌였다. 명예의 전당 헌액 대상자 13명 중 8명이 스틸야드를 찾아 후배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포항은 지난 울산전서 19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마감했다.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상황에서 잔칫집 분위기를 제대로 내고 싶었을 터.
경기 초반부터 치열한 탐색전을 펼쳤지만 좀체 기회를 잡지 못했다. 포항의 이명주와 대구의 조형익이 한 차례씩 유효 슈팅을 때렸으나 모두 위협적인 슈팅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전반 중반까지 지리한 공방이 이어졌다. 허리 싸움이 치열해지며 점유율 공방이 이어졌다.
와중 포항이 절호의 선제골 찬스를 잡았다. 전반 33분 아크서클 왼쪽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키커로 나선 신진호가 니어 포스트를 겨냥해 오른발로 감아 차 올렸다. 공은 정확히 구석을 향했고, 이양종 골키퍼가 뒤늦게 손을 뻗어봤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기세가 오른 포항은 1분 뒤 추가골을 터트리며 주도권을 완전히 잡았다. 이명주의 절묘한 침투 패스를 받은 조찬호가 골키퍼와 수비수 한 명을 여유있게 제치고 빈 골문 안으로 가볍게 밀어넣었다. 그렇게 불과 2분 사이에 팽팽했던 균형이 깨졌다.
레전드 선배들 앞에서 2골을 몰아친 포항은 무서울 것이 없었다. 줄기차게 대구의 골문을 노렸다. 전반 42분 조찬호의 침투 패스를 받은 신광훈이 지체없이 땅볼 크로스를 올렸고, 문전으로 쇄도하던 황진성이 왼발로 밀어 넣었다. 공은 골대를 맞고 나오며 대구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대구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7분 역습에 나선 대구는 만회골을 뽑아내며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황일수의 패스를 받은 송창호가 그림 같은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포항의 골문 구석을 갈랐다.
대구는 후반 20분 절호의 동점골 찬스를 놓쳤다. 조형익의 2번의 슈팅과 아사모아 황일수의 연이은 슈팅이 포항의 수문장 김다솔과 수비수의 발에 연이어 걸렸다. 두드리면 열린다 했던가. 대구는 후반 23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김다솔이 공중에서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사이 문전에서 대기하고 있던 이지남이 빈 골문을 향해 2-2 동점골을 터트렸다.
기쁨도 잠시 포항은 3분 뒤 2번째 골을 터트렸던 조찬호가 3-2로 앞서가는 추가골을 넣었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고무열과 2대1 패스를 주고 받은 조찬호는 오른발로 대구의 골망을 흔들었다. 조찬호는 이날만 2골을 터트리며 시즌 5호골을 기록했다.
포항은 공격의 고삐를 더욱 당겼다. 후반 28분 황진성의 왼발 슈팅으로 대구의 골문을 위협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체력이 떨어진 고무열과 조찬호 대신 배천석과 박선주를 투입하며 에너지를 충전했다.
마수걸이 승리가 절실한 대구도 젖먹던 힘까지 짜냈다. 아사모아와 황일수를 필두로 아드리아노와 조우진을 교체 투입하며 지속적으로 포항의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포항의 배천석이 종료 직전 쐐기골을 넣으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 26일 전적
▲ 포항 스틸야드
포항 스틸러스 4 (2-0 2-2) 2 대구 FC
△ 득점=전 35 신진호 전 36 후 26 조찬호 후 45 배천석(이상 포항) 후 7 송창호 후 23분 이지남(이상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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