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돈 매팅리(52) 감독이 간판스타 맷 켐프(29)를 이닝 중 더블스위치로 교체한 이유에 대해 "야구적인 결정"이라고 밝히며 불화설을 일축했다.
켐프는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홈경기에서 4-3으로 리드한 7회초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투수 교체와 함께 더블스위치로 경기에 빠졌다. 매팅리 감독은 투수 파코 로드리게스를 빼며 그 자리에 스킵 슈마커를 중견수로 기용했고, 켐프 대신 4번 타순에 투수 켄리 잰슨을 집어넣었다.
갑작스럽게 더블스위치로 교체 통보를 받은 켐프는 씩씩 거리며 덕아웃으로 들어왔다. 중계 카메라에는 불만 가득한 켐프의 모습이 찍혔다. 팀 동료 류현진이 켐프 허리를 툭 치며 위로했지만 켐프는 라커룸 안으로 사라지며 분을 삭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간판스타로서 심한 '굴욕감'을 느낀 것이다.

'MLB닷컴' 다저스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경기 후 매팅리 감독은 "켐프와는 상관없는 야구적인 결정이었다. 잰슨을 불펜에서 1이닝 더 던지게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켐프가 6회말 타석에서 이닝 마지막 타자로 삼진을 당한 뒤였고, 1점차 상황이기에 매팅리 감독으로서는 승부수를 던질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었다.
결과적으로 매팅리 감독의 작전은 완벽하게 적중했다. 잰슨은 8회까지 1⅓이닝 동안 안타 2개를 맞았지만, 탈삼진 4개 포함 무실점으로 막으며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슈마커는 7회말 내야 안타를 때렸고, 8회말에는 4번 타순에서 잰슨 대신 대타로 들어선 후안 우리베가 1타점 2루타를 때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다저스는 5-3으로 세인트루이스에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그러나 켐프는 상당한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올해 타율 2할6푼1리 2홈런 17타점으로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그는 이날 다저스 홈팬들의 야유까지 받았다. 경기 후 켐프는 교체 상황에 대해 "좌절감을 느꼈다. 내가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고, 팀 승리 도움이 못 되고 있다. 이 문제는 이걸로 끝났다"며 애써 넘어가려 했다.
매팅리 감독은 "선수는 경기 도중에 교체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켐프의 좌절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야구적인 결정일 뿐 개인적인 것은 없다"며 "켐프의 실망이 나를 향한 것이 아니길 바란다. 나는 그를 사랑한다. 만약 켐프가 나에게 실망을 느꼈다면 이에 대해 그와 이야기를 해볼 것"이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최근 경질설을 딛고 구단으로부터 재신임을 받은 매팅리 감독은 이후 또 다른 중심타자 안드레 이디어를 경기 명단에 제외하는 등 선수 길들이기를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시점에서 켐프마저 더블스위치로 교체, 선수들과 불화설이 증폭되고 있다.
27일 세인트루이스와 홈경기에서는 아예 켐프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매팅리 감독은 이날도 "야구적인 결정"이라며 "전날 켐프의 행동에 대한 반응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승리라는 지상 과제를 위해 '야구적인 결정'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불화설을 진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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