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우, 백업의 활약은 운 아닌 실력이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3.05.27 10: 40

경기에 자주 나오지 않는 백업 선수가 하루 선발 타자로 나와 3안타를 쳤다. 그것은 운일까 실력일까.
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김민우(34)는 지난 26일 목동 롯데전에 나와 3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7-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김민우는 1회 선두타자 안타부터 시작해 4회 쐐기를 박는 2타점 적시타 등 맹타를 휘둘렀다.
김민우는 이날 올 시즌 처음으로 1번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가 2002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외야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 그는 이날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6회 전준우의 어려운 타구를 잡아내는 호수비를 보이기도 했다.

이날 김민우가 뜻밖의 출장에서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평소에도 이날같은 활약을 꾸준히 준비해왔기 때문이다. 가끔 넥센이 자율 훈련을 하는 날 가장 먼저 배트를 들고 타격 훈련을 하러 나오는 이가 김민우다. 외야 수비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최만호 코치와 함께 틈틈이 연습해왔다.
염경엽 감독도 그런 김민우를 눈여겨봤다. 염 감독은 취임 후 김민우에게 외야수로 나갈 수 있음을 말해뒀다. 그러나 한번의 대수비 등 '예비고사'도 없이 바로 선발로 기용한 것은 그동안 김민우의 훈련을 봐왔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이날 "민우가 그동안 고생을 많이 했다. 선수가 그만큼 노력하면 기회를 주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장에 도착해 외야 선발 출장 이야기를 들은 김민우는 경기 후 "경기 전부터 엄청 긴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1회 안타를 치면서 긴장이 조금씩 풀렸고 수비에도 자신감이 붙었다. 김민우는 "주전 선수들이 풀 시즌을 다 치를 수 없기 때문에 백업 멤버들이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만호 코치님이 외야 초보인 저를 하나부터 열까지 차근차근 가르쳐주셨다. 허문회 코치님은 타격에 대해 공부도 열심히 하시고 항상 대화를 통해 선수들에게 편하게 전달해주신다. 코치님들과 감독님 덕분에 저도 잘 되고 팀 분위기도 좋은 것 같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김민우와 함께 오랜만에 선발 출장기회를 잡은 오윤도 3안타 활약을 펼쳤다. 매일 출장하는 주전보다 더 타격감을 유지하기 힘든 것이 백업 멤버들이다. 그 만큼 뒤에서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에 뜻밖에 찾아온 기회에서 빛이 날 수 있었던 두 선수였다. 팀은 두 선수의 활약 속 이날 롯데를 7-1로 꺾고 단독 선두를 재탈환했다.
autumnbb@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