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선에 활력소를 불어 넣었던 두 신예 선수가 차례로 부상에 쓰러졌다. 결국 이제는 숨죽였던 ‘형님’들이 자신들의 진가를 발휘해야 할 때다. 시즌 초반 고전하고 있는 SK의 사활도 여기에 달렸다.
SK는 26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한동민(24)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한동민은 25일 잠실 LG전에서 뜬공을 쫓던 중 팀 동료 김강민과 부딪히며 무릎에 부상을 입었다. X-레이 검사 결과 뼈에는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가 좋지 않아 2군으로 내려갔다.
SK로서는 한숨을 내쉴 만한 결과다. SK 야수진 세대교체의 기수 중 하나였던 한동민은 올 시즌 팀 중심타선에 위치하며 타율 2할8푼4리, 6홈런, 28타점을 기록 중이었다. SK 타자 중 손꼽을 정도의 활약상이었다. 공교롭게도 한동민과 함께 1군 무대에서 활약했던 또 다른 신진 선수 이명기(26)도 지난 8일 문학 두산전에서 수비 도중 펜스에 부딪히며 발목 부상으로 이탈한 바 있다.

비록 신진급 선수였지만 두 선수는 올 시즌 SK 타선에서 중요한 몫을 수행하고 있었다. 이명기는 부상 전까지 타율 3할4푼을 기록하며 정근우와 테이블세터진을 이뤘다. 한동민은 리그 9위에 해당되는 28타점을 올렸고 홈런은 최정에 이어 팀 내 2위였다. 공백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로써 이만수 SK 감독이 공을 들였던 야수진 세대교체 작업도 올스톱됐다. 결국 오랜 기간 SK를 이끌었던 기존 선수들에게 공이 돌아온 모양새다. SK의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던 역전의 용사들은 올 시즌 들어 동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정근우(타율 .259), 박재상(.222), 박정권(.218), 정상호(.206), 김강민(.182) 등은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개인의 자존심 회복 차원에서도 경기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타격 밸런스 자체가 나쁘지 않았던 박재상은 5월 들어 결정적인 순간 홈런 2개를 때렸고 4푼8리의 타율로 2군을 경험하기도 했던 김강민은 5월 타율 2할4푼5리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박정권 또한 지난 24일 잠실 LG전에서 홈런을 터뜨리는 등 장타력이 살아나는 추세다. 누가 뭐래도 SK에는 이 선수들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동안 칼을 간 주축 선수들의 앞으로 행보에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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