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伊 축구장서 야유 받은 이유...극심한 인종차별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3.05.27 07: 03

싸이(36)도 이탈리아의 극심한 인종차별의 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싸이는 27일(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에 위치한 올림피코 스타디움서 열린 2012-2013 코파 이탈리아 결승전에 앞서 축하공연을 펼쳤다. 싸이는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강남스타일'을 노래와 함께 댄스로 선보였다. 하지만 싸이를 반기는 이를 찾기는 드물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AS 로마와 라치오의 팬들은 싸이의 공연 중간 "우우우우우~"하는 야유와 함께 공연을 방해하는 폭죽을 터트렸다.
AS 로마와 라치오 팬들의 이러한 반응은 인종차별 의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AS 로마와 라치오는 극성팬들의 뿌리깊은 인종차별 의식으로 유명하다. 지난 13일 AS 로마는 AC 밀란과 경기서 팬들이 지속적으로 AC 밀란의 흑인 선수들에게 인종차별 아유를 해 한 때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AS 로마는 팬들 때문에 5만 유로(약 7296만 원)의 벌금을 물었다.

라치오 팬들의 인종차별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토트넘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원정경기서 인종차별적인 구호를 외쳐 구단에 3만 2500파운드(약 5523만 원)의 벌금을 내게 만들었고, 홈경기서는 "유대계 토트넘"이라는 말이 포함된 유대인을 비하하는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또한 지난 1월 칼리아리전에서는 흑인 선수에게 인종차별적인 야유를 보냈다. 즉 AS 로마와 라치오의 팬들에게 아시아인 싸이는 인종차별의 대상일 뿐이었다.
이탈리아 팬들의 몰지각한 인종차별 의식은 결국 UEFA를 움직이게 만들기도 했다. 지난 23일 UEFA는 이사회를 열고 선수나 심판에게 인종차별적인 행위를 할 경우 최소 10경기 정지, 최대 무관중 경기의 징계를 받을 수 있도록 결정했다. 또한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도 현재의 인종차별에 대한 벌금 징계가 수위가 너무 낮다며 징계를 더욱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편 로마를 함께 연고로 하는 까닭에 '로마 더비'로 불리는 AS 로마와 라치오의 경기는 극성팬들의 과격함이 세계에서 한 손에 꼽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달 9일에는 양 팀의 경기에 앞서 팬들이 폭력사태를 벌여 4명 이상이 흉기에 찔리는 일이 벌어졌다. 과거에는 라치오 팬이 폭죽에 맞아 사망하기도 했고, 관중석에서 폭동이 일어나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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