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타율 1위' LG, 너무도 반가운 정의윤 성장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5.27 06: 40

결코 우연이라 할 수 없는 끝내기 안타였다. 5월 리그 최고 타율을 기록 중이고 최근 6경기서도 매 경기 안타를 때렸다. 이제는 팀의 주역으로 올라서기에 부족함이 없는, LG 9년차 외야수 정의윤의 의미 깊은 한 방이었다.
정의윤이 LG의 반전을 이끌고 있다. 정의윤은 5월 들어 타율 3할8푼6리(70타수 27안타) OPS .919로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로 자리 중이다. 특히 대부분의 LG 타자들이 5월 들어 타격 페이스가 떨어졌음에도 정의윤은 꾸준히 안타를 생산, 타선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선수가 됐다. 매년 대형 타자가 될 거라는 기대감을 한 몸에 받았으나, 좀처럼 주전 경쟁을 넘어서지 못했던 이전까지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르다.
과정을 돌아봐도 정의윤의 성장이 계획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작은 지난 시즌부터였다. LG 김기태 감독과 김무관 타격코치는 외야진의 연령이 갈수록 높아지고 팀이 우타 부족 현상을 겪는 만큼, 이를 해결할 키 플레이어로 정의윤을 점찍었다. 그러면서 곧장 정의윤의 타격 컨셉을 다잡았다. 김무관 코치는 당시 정의윤을 두고 “그동안 홈런을 노리는 스윙을 하곤 했는데 드넓은 잠실구장에서 홈런 타자가 되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며 “일단 홈런 욕심을 버리고 중장거리형 타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무엇보다 당겨 치는 것과 밀어치는 것의 차이 없이 언제나 큰 타구를 날릴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다”고 말했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지난 시즌 정의윤은 통산 최고 타율 2할8푼3리를 기록했다. 타구의 방향이 고르게 분포됐다. 이전까지 정의윤은 타구 방향이 한 쪽으로 쏠려있었다. 외야로 뻗은 타구를 왼쪽 가운데 오른쪽으로 나누면 정의윤의 타구는 왼쪽 191개 가운데 113개 오른쪽 146개였다. 반면 지난 시즌은 82개 58개 56개로 가운데를 향하는 타구가 많아졌다. 김무관 코치가 강조했던 ‘당겨 치는 것과 밀어치는 것의 차이 없이 언제나 큰 타구가 나오는 타격’이 됐다.
김무관 코치가 기술적인 면을 담당했다면, 김기태 감독은 정신적인 부분을 강조했다. 김 감독은 언제나 정의윤을 향해 “이제는 된다”고 말했다. 올해 시범경기 기간부터 시즌 초까지 좀처럼 안타를 터뜨리지 못해도 김 감독은 “잘 할 것이다”고 믿음을 보였다. 그러자 정의윤도 능동적으로 자신의 타격을 돌아보고 김기태 감독이나 김무관 코치에게 질문하는 시간이 잦아졌다. 최근 화두는 ‘볼카운트 상황에 맞는 타격’. 정의윤은 “볼카운트에 따라 스윙을 다르게 가져갈 수 있게 됐다”고 기량 향상에 만족을 표하고 있다.  
장타에 대한 개념도 정립했다. 일단 컨택 능력을 확실히 지켜가고, 그러다보면 장타도 터진다는 입장이다. 정의윤은 “장타 욕심은 없다. 안타 치다보면 장타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홈런 같은 거는 신경 안 쓰기로 했다”고 큰 거 한 방을 노리다가 지금 타격 밸런스가 깨지는 일을 피할 뜻을 분명히 전했다.   
LG가 지난 10년 동안 잃어버린 것은 성적뿐이 아니었다. 프로 입단 당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유망주들의 성장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세대교체가 원활치 못했다. 특히 야수진은 2002년 입단한 박용택 이후 단 한 명의 국가대표 선수도 나오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트레이드로 팀을 떠난 유망주들이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잠재력을 폭발시켰다는 게 뼈아팠다. 수차례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물갈이되면서 어린 선수들은 매번 타격 폼만 바꾸고 성과는 없었다. 정의윤과 함께 LG의 미래로 주목 받았던 많은 선수들이 LG를 떠나고 리그를 호령했다. 이러다보니 정의윤도, LG도 자신감을 잃어버렸다.
결국 정의윤의 활약은 LG가 10년 동안 성적과 함께 잃어버렸던 ‘자신감’을 되찾게 할 것이다. “이곳에서는 안 된다”는 부정적인 의식이 “이제 이곳에서도 된다”로 변할 수 있다. 정의윤은 26일 잠실 SK전 끝내기 안타 후 올 시즌 목표에 대해 “언제까지 유망주 소리만 들을 수 없다. 이제는 내 자리를 잡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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