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의 레전드 라데 보그다노비치(43,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이하 라데)가 본 또 다른 전설 홍명보 전 올림픽 대표팀 감독과 황선홍 포항 감독은 떡잎부터 달랐다.
라데는 지난 26일 오후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창단 40주년 기념 레전드 데이에 참여하기 위해 포항을 방문했다. 라데는 지난 1992년부터 1996년까지 활약하며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1994년 33경기 22골 6도움을 기록하며 공격수 부문 베스트11에 뽑혔고, 1996년에는 39경기 13골 16도움을 올리며 공격수 부문 베스트11과 도움상을 차지, K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이름을 날렸다.
라데는 메인 이벤트에 앞서 가진 기자들과 인터뷰서 "완벽한 기분이다. 26시간을 비행해 어제 새벽 2시에 한국에 도착했다. 선수 시절 쓰던 아파트와 내가 다니던 곳을 찾아갔는데 기분이 정말 좋았다"라며 감회에 젖었다.

라데는 포항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홍명보-황선홍 감독이 명장이 될 떡잎부터 달랐다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내가 현역 시절 8개 팀에서 함께 뛰었던 동료 중 그리고 상대했던 수비수 중 가장 훌륭한 수비수였다. 은퇴를 해도 훌륭한 감독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올림픽에서 잘하는 것을 보고 '내 생각이 맞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황선홍 감독은 지난 2006년 코치 시절 잠깐 만난 적이 있는데 축구에 대한 이해력과 선수들을 이해하는 마음가짐을 들었을 때 훌륭한 지도자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홍명보와 황선홍 감독의 지도자로서의 성공을 예상하고 있었음을 밝혔다.
그의 선견지명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홍명보 전 감독은 런던올림픽에서 새 역사를 창조했다. 애제자들을 이끌고 한국 올림픽 역사상 첫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황선홍 감독도 올 시즌 외국인 선수 없이 국내 선수로만 시즌을 치르는 어려움에도 전반기를 마감한 현재 당당히 리그 선두에 올라 있다.
한편 라데는 이날 오후 1시 사인회를 가진 뒤 메인 이벤트인 레전드 매치를 통해 실로 오랜만에 스틸야드를 밟았다. 비록 예전처럼 화려한 몸놀림을 선보이진 못했으나 팬들과 함께 호흡하며 옛 추억을 되새겼다.
라데는 지난 16일부터 구단 페이스북(www.facebook.com/steelerspohang)과 트위터(@pohangfc)를 통해서 실시한 '포항 역대 최고의 용병을 뽑아라' 이벤트에서 322명의 응모자 중 143명의 득표를 받아 포항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외국인 선수로 선정된 바 있다.
dolyng@osen.co.kr
포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