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후지카와와 숨막혔던 7구 풀카운트 승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5.27 07: 37

신시내티 레즈 추신수(31)가 시카고 컵스 일본인 투수 후지카와 규지(33)와 한일 투타 맞대결에서 몸에 맞는 볼을 골라내며 판정승했다. 하지만 결과를 떠나 과정은 정말 숨막히는 승부였다. 
추신수는 2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컵스와 홈경기에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 2타수 무안타에 사사구 3개를 골라냈다. 고의4구와 몸에 맞는 볼이 1개씩 포함돼 있었다. 시즌 타율은 2할8푼5리로 떨어졌지만 출루율은 4할4푼1리로 올랐다. 
이날 경기 추신수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일본인 투수 후지카와와 맞대결이었다. 추신수는 9회말 1사 주자없는 5번째 타석에서 컵스의 5번째 투수로 구원등판한 후지카와와 마주했다. 4-4 팽팽한 동점 상황에서 한 방이면 경기가 끝날지도 모르는 긴장감 높은 상황이었다. 

8회말부터 구원등판해 4타자 연속 범타 처리하며 기세를 올린 후지카와는 추신수를 상대로 초구부터 90마일 패스트볼로 정면 승부했다. 이어 2구째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로 추신수의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일본프로야구 시절부터 주무기로 통한 포크볼이 예리하게 잘 떨어졌다. 
이어 3구째 바깥쪽 93마일 패스트볼을 골라낸 추신수는 4구째 가운데도 들어온 93마일 패스트볼이 좌측 관중석으로 날아가는 파울이 됐다. 볼카운트 2B2S. 후지카와는 5구째 위닝샷으로 다시 한 번 비장의 무기 포크볼을 던졌고, 추신수의 방망이가 따라나가고 말았다. 
하지만 추신수의 방망이 끝에 살짝 맞은 타구는 가까스로 파울이 됐다. 고비를 넘긴 추신수는 후지카와의 6구째 바깥쪽 높은 92마일 패스트볼을 다시 골라내며 기어이 풀카운트를 만들었다. 숨 막히는 풀카운트 승부에 4만1321명의 만원관중들도 숨죽인 채 결과를 주시했다. 
후지카와는 7구째 결정구로 또 패스트볼을 택했다. 구속은 93마일. 그러나 추신수의 몸쪽으로 붙었고, 추신수가 몸을 틀어 피하려 했지만 오른팔 부근을 맞혔다. 결국 몸에 맞는 볼로 추신수가 1루 베이스에 출루, 후지카와와 숨막히는 한일 투타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추신수는 1루에 나간 뒤에도 스킵 동작으로 후지카와의 투구를 방해했다. 후지카와도 1루에 견제구를 계속 뿌리며 추신수를 묶으려 들었다.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진 가운데 후지카와는 조이 보토와도 풀카운트 승부끝에 볼넷을 주고 2사 1·2루에서 마운드를 케빈 그렉에게 넘겼다. 
그렉이 브랜든 필립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실점없이 마치며 후지카와도 1⅔이닝 무안타 1볼넷 1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다 이닝 투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6.10에서 5.25로 낮췄다. 경기 후 추신수는 후지카와와 맞대결에 대해 "공이 아주 좋더라. 힘도 있고, 스플리터가 좋았다. 자신감 갖고 자기 공을 뿌리는 점도 좋아보였다"고 상대를 높이 샀다.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강타자와 마무리답게 그들의 투타 대결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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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내티=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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