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뜬금 없이 남자 주인공이 옷을 벗고 복근을 자랑해도 용서가 되겠다. MBC 주말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이 팽팽한 긴장감 속에 달아오른 박서준과 백진희의 사랑스러운 로맨스 연기가 시선을 끌었다.
‘금 나와라 뚝딱’은 지난 26일 방송된 16회에서 막둥이 부부 박현태(박서준 분)와 정몽현(백진희 분)이 조금씩 사랑을 키워가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현태와 몽현은 집안 어른들의 주선으로 사랑 없는 결혼을 한 부부. 더욱이 현태에게는 5년간 사귄 여자친구도 있다.
이런 가운데 첩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내면의 상처를 가지고 있는 현태가 한없이 부드럽지만 강단이 있는 몽현을 만나 조금씩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삶의 변화를 느끼는 것이 이 드라마의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 16회는 캠핑을 떠난 이들 부부가 달콤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현태는 강가에서 옷을 벗은 채 물놀이를 했다. 어느 로맨틱 코미디가 그러하듯 몽현은 현태의 머리카락을 수건으로 털어주다가 눈이 마주쳤다. 조금씩 서로에게 빠지고 있는 두 사람은 한동안 응시하다가 크게 당황하며 자리를 피했다.
이 장면은 사랑을 키우고 있는 현태와 몽현의 풋풋한 감정을 알 수 있는 대목. 두 사람의 달달한 로맨스 연기는 개연성 없는 전개에도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사실 현태와 몽현이 갑자기 캠핑을 떠나고, 물놀이를 하기에는 지나치게 이른 5월에 옷을 훌러덩 벗고 물놀이를 하는 장면은 제 아무리 로맨스를 구축하기 위한 장치였다고 해도 설득력이 부족했다.
다소 웃음이 터질 만한 황당한 전개였지만 그래도 보기만 해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현태와 몽현의 앙상블은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몽현이 고기쌈을 싸달라고 눈치를 주는 현태에게 마늘쌈을 싸주는 행동이나, 아직 감정 정리를 하지 못한 여자친구를 질투하는 몽현의 감정은 로맨틱 코미디 못지않은 달달한 즐거움을 안긴다.
현재 이 커플은 우중충하다고 여기는 주말드라마와 어울리지 않는 밝고 유쾌한 러브라인으로 이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현태 역의 박서준과 몽현 역의 백진희는 모두 연기 경력이 적은 신예.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풋풋한 기운은 주말드라마는 막장드라마라는 인식을 깨뜨리는 단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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