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은위대', 김수현의 매력적인 백치 미소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3.05.27 17: 27

스크린을 꽉 채운 배우 김수현의 백치미소는 여전히 매력적이었다.
김수현의 첫 스크린 주연작으로 화제를 모은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이하 은위대, 장철수 감독)가 27일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코믹부터 액션까지 흠잡을 데 없는 김수현의 연기와 박기웅, 이현우가 가세한 꽃미남 3인방의 조화는 ‘은위대’의 가장 매력적인 지점. 

영화는 북한의 남파특수공작 5446부대의 최고 엘리트 요원 원류환(김수현 분)이 조국통일의 사명을 안고 바보로 위장한 채 남한의 달동네에서 살아가며 임무를 기다리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렸다. 완벽한 바보로 위장하기 위해 동네 꼬마들에게조차 놀림감이 된 원류한의 백치 임무 수행기가 초반 웃음 포인트로 작용하다 후반부 임무를 깨닫고 최고요원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간극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지난해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을 통해 톱스타에 등극한 김수현은 이번 영화를 통해 초록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콧물 자국이 묻은 얼굴로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고, 거리에서 큰일을 해결하는 망가짐의 절정을 연기하며 전작에서의 로맨틱한 왕의 카리스마를 벗어던진다. 그러나 순간순간 번뜩이는 최고 요원의 숨길 수 없는 몸 움직임은 김수현의 날카로운 눈빛과 꾹 다문 입술과 만나 예리하게 빛난다.
꼬마들에게 당할 때마다 속으로 격한 북한 사투리를 내뱉지만, 간첩 활동을 하며 속속들이 알아버린 동네 주민들의 사정에 남몰래 문제를 해결해주는 주고, 언제 그랬냐는 듯 만면에 바보미소를 지을 때면 관객의 입가에도 저절로 웃음이 번진다.
영화는 원류환을 중심으로 2년여 간 특별한 임무 수행 없이 무료하게 남한 생활을 하는 최고 요원들이 어느날 부대로부터 최초의 임무를 받고 남파간첩이 필연적으로 맞닥뜨리게 되는 딜레마를 그리며 분위기가 전환된다. 인간병기로 길러지며 조국에 대한 충성만을 배워왔던 요원들은 남한생활을 통해 본능적으로 끌리는 안정의 욕구를 느끼며 결국 파국을 맞는다.
바보 원류환은 더벅머리부터 자르고 몸에 잘 맞는 슈트 차림으로 최고 요원의 본질을 회복하지만 이 과정이 과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액션은 현란하고 반전도 있는 만큼 변화는 드라마틱하지만 지나치게 무겁고 길게 전개되는 측면이 있다.
조연을 맡은 박기웅과 이현우는 각각 로커 지망생과 고등학생으로 위장한 최고 요원 리해랑과 리해진 캐릭터를 맡아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딱 어울리게 역할을 수행한다. 여기에 리해진과 원류해 사이에 튀는 미묘한 스파크는 관객들을 빵 터뜨리게 할 지점. 6월 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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