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의 전당' 유명우, "나에겐 아버지가 두 분 계신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05.27 21: 42

전 WBA 세계복싱 챔피언 '작은 들소' 유명우(49, YMW 버팔로 프로모션 대표)가 국제복싱 명예의 전당(IBHOF) 헌액 기념 행사에서 '은사' 김진길 대원체육관 관장을 향해 감동적인 소감을 밝혔다.
유명우는 27일 오후 안산 하이비스 호텔에서 열린 '유명우 국제 복싱 명예의 전당 헌액 기념 기자회견 및 축하의 밤' 행사에서 "영광의 자리에 서게 돼 기쁘다"면서 말문을 연 뒤 "나에겐 아버지가 두 분 계신다. 어머니와 함께 나를 키워 주신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나머지 한 분은 '복싱의 아버지' 김진길 관장님이다. 이 자리에 서게 해주신 분께 큰 절로 모든 것을 대신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힌 뒤 은사를 향해 큰절을 바쳤다. 제자의 진심어린 행동에 은사는 감격했고, 행사장에는 감동의 물결이 일었다. 김 관장은 '쳄피언 조련사'로 이름을 떨쳤다. 유명우는 중학교 때부터 김 관장의 조련을 받고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김 관장은 유명우 외에 김환진과 김철호 등 세계 챔피언 3명을 키워냈다.
유명우는 이어 침체된 한국 복싱에 대한 팬들의 관심과 응원을 호소했다. "많은 팬들이 우리 선수들의 경기에 찾아와 주셔서 열띤 응원을 보내주시길 바란다"면서 "미국 필리핀 선수들뿐만 아니라 한국 선수들도 미국 시장을 점령할 수 있다. 나도 열심히 뛰겠다"라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유 대표는 1980년대 한국 프로복싱의 르네상스를 이끈 주인공이다. 지난 1985년 조이 올리보(55, 미국)를 꺾고 세계권투협회(WBA) 주니어플라이급 챔피언 벨트를 차지했다. 이후 동급 최다이자 한국 프로복싱 사상 최다인 17차례나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유 대표의 프로통산 전적은 39전 38승(14KO) 1패다.
지난해 12월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정된 유 대표는 무하마드 알리(71) 마이크 타이슨(47, 이상 미국)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한국에서는 장정구(50)에 이어 두 번째고, 아시아에서는 하라다 마사히코(70, 일본, 1995년) 카오사이 갤럭시(54, 태국, 1999년), 장정구(2009년)에 이어 4번째로 영광의 문에 들어선다. 국제복싱 명예의 전당 헌액자는 프로복싱기자협회(BWAA)와 국제복싱 역사가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홍수환, 장정구 등 10여 명에 가까운 전 세계챔피언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유 대표는 오는 6일부터 9일까지 미국 뉴욕 캐너스토타에서 열리는 명예의 전당 헌액식 참석을 위해 4일 뉴욕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최근 한국권투위원회 사무총장직을 사임한 유 대표는 현재 후진 양성을 위해 YMW 버팔로 프로모션을 설립, 국내 유망주 10여 명과 계약을 체결했다. 또 세계적인 복싱스타 매니 파퀴아오와 복싱 합작사업을 논의, 한국 유망주들의 외국무대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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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우-김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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