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악령이 롯데를 덮쳤다.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 롯데 외야수 김문호가 왼 발목인대 파열로 잔여시즌 출장이 불투명해졌다.
김문호는 26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전에 선발 출장, 3회 기습번트 후 1루로 질주하다 베이스에 왼발이 걸려 넘어졌다. 크게 고통을 호소하던 그는 병원으로 후송돼 엑스레이 촬영을 했다. 뼈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27일 MRI 촬영 결과 왼 발목인대 파열 진단을 받았다.
롯데 구단은 김문호가 정상적으로 출전하기까지 2개월에서 3개월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대한 빨리 돌아오면 후반기에 시간을 맞출 수 있지만 실전감각을 되찾는데 필요한 시간까지 감안하면 잔여시즌 출장까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김문호 본인에게 이번 부상은 피눈물이 날 만한 일이다. 미완의 대기라는 평을 들었던 김문호는 올 시즌 주전 좌익수 자리를 꿰차면서 본격적으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전 경기에 출전하고 있었던 김문호는 타율 2할6푼3리(137타수 36안타) 10타점 19득점 8도루를 기록 중이었다. 테이블세터의 최대 덕목인 출루율도 3할7푼3리로 팀 내 3위를 기록하며 제 역할을 다 하고 있었다.
안 그래도 부상선수가 속출해 머리가 아픈 김시진 감독은 김문호의 이탈로 외야에 새 판을 짜야 할 상황에 놓였다. 김주찬의 빈 자리를 김문호가 훌륭하게 채웠지만 이제 다시 후보선수를 골라내야 할 판이다. 상승세를 타도 모자랄 판에 부상 암초에 부딪히게 된 롯데다.
일단 롯데는 28일 사직 두산전에 맞춰 외야수 이승화를 콜업할 예정이다. 작년 수술로 시즌을 접었던 이승화는 올해 퓨처스리그에 출전하며 1군 승격의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퓨처스리그 성적은 타율 2할4푼1리 2홈런 13타점 22득점이다.
이승화의 최대 장점은 수비다. 롯데 외야수들 가운데 수비로만 따지면 단연 최고다. 빠른 발과 타구판단, 그리고 강한 어깨까지 갖췄다.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만약 이승화가 타석에서 어느 정도의 모습만 보여줘도 출전기회를 확실하게 보장받을 수 있다.
김문호가 남기고 떠난 좌익수 자리는 이승화와 황성용이 번갈아가며 채울 것으로 보인다. 이승화는 좌타자, 황성용은 우타자로 선수기용을 탄력적으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두 선수 모두 수비능력은 검증됐다. 타격에서 조금만 해 줘도 주전을 차지하는 것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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