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환(63) 한국권투위원회 회장은 '후배' 유명우(49, YMW 버팔로 프로모션 대표)의 국제복싱 명예의 전당(IBHOF) 입성이 침체된 한국 복싱에 부활의 신호탄이 되기를 바랐다.
전 WBA 세계복싱 챔피언 유명우는 지난 27일 오후 안산 하이비스 호텔에서 열린 '유명우 국제 복싱 명예의 전당 헌액 기념 기자회견 및 축하의 밤' 행사에서 "우리 선수들 경기에 많은 팬들이 찾아와 열띤 응원을 보내주시길 바란다"면서 "미국 필리핀 선수들뿐만 아니라 한국 선수들도 미국 시장을 점령할 수 있다. 나도 열심히 뛰겠다"라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날 행사에는 홍수환 회장, 장정구, 지인진 등 10여 명에 가까운 전 세계챔피언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특히 홍수환 전 세계챔피언은 후배의 업적을 기리는 인사말에서 "유명우의 명예의 전당 입성으로 한국 복싱 인기에 불을 지폈으면 좋겠다. 바로 오늘이 시발점이 되는 날"이라며 "표 한 장 사는 것이 복싱을 살리는 길이다. 복싱인들도 법적으로 싸우지 말고, 선수를 키워야 한다. 보란듯이 세계 무대에서 태극기를 휘날리자"라며 복싱 부활에 목소리를 높였다.

두 챔피언의 진심이 담긴 말이다. 한국 복싱은 침체의 시기를 겪고 있다. 인기스포츠는 옛 말이다. 과거 1980~1990년대 초반까지 야구 축구를 훨씬 뛰어 넘는 국민스포츠로 자리 잡았으나 어느새 과거형이 돼버렸다. 복싱계는 도가 지나친 알력 싸움으로 의미 없는 힘 겨루기를 해왔다. 두 챔피언의 말마따나 이제는 한국 복싱의 부활을 위해 합을 모아야 하는 시점이다.
한편 유명우 대표는 오는 6일부터 9일까지 미국 뉴욕 캐너스토타에서 열리는 명예의 전당 헌액식 참석을 위해 4일 뉴욕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정돼 무하마드 알리(71) 마이크 타이슨(47, 이상 미국)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국에서는 장정구(50)에 이어 두 번째고, 아시아에서는 하라다 마사히코(70, 일본, 1995년) 카오사이 갤럭시(54, 태국, 1999년), 장정구(2009년)에 이어 4번째로 영광의 문에 들어선다. 국제복싱 명예의 전당 헌액자는 프로복싱기자협회(BWAA)와 국제복싱 역사가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유 대표는 지난 1985년 조이 올리보(55, 미국)를 꺾고 세계권투협회(WBA) 주니어플라이급 챔피언 벨트를 차지했다. 이후 동급 최다이자 한국 프로복싱 사상 최다인 17차례나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유 대표의 프로통산 전적은 39전 38승(14KO) 1패다.
dolyng@osen.co.kr
홍수환-유명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