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가 자극적인 사연 대신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한 이야기에 집중해서 진정성을 찾았다.
KBS 2TV 토크쇼 ‘안녕하세요’는 지난 27일 방송에서 주변에 충분히 있을 법한 시청자들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그동안 끝없이 조작 논란에 휩싸였던 이 프로그램은 이날만큼은 다소 독특하지만 그래도 있을 법한 인물들을 찾았다.
이날 방송은 그룹 2PM 준호에게 빠진 며느리 때문에 고민이 많다는 시어머니, 계획표에 집착하는 아버지 때문에 노예생활을 하는 여중생, 23년 된 고물차를 애지중지하는 남편 때문에 답답한 아내, 올가미 남동생이 부담스러운 누나가 출연했다.

자극적이지 않은 고민은 해결하기도 쉬웠다. MC들의 중재 하에 대화를 나눴고 합의점을 찾았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의 충격적인 고민에 집착하지 않고 진정성 있는 이야기에 집중한 덕분이었다.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좋아하는 준호와 한번 안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후 “가정에 충실했으면 좋겠다”고 소소한 바람을 나타냈다. 계획표에 집착하는 아버지는 딸이 부담스러워하는 것에 공감하면서 “나중에 커서 왜 아빠가 계획표를 쓰게 했는지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한발 물러난 모습을 보였다.
물론 고민이 해결되지 않은 가족도 있었다. 고물차가 불쌍하다고 감정을 이입한 남편과 고물차가 창피한 아내의 간극은 좁혀지지 않았다. 남자친구를 만나는 누나가 사사건건 걱정되는 남동생과 그런 남동생이 부담스러운 누나의 입장 차이도 여전했다.
자극적인 사연이 없었던 이날 ‘안녕하세요’는 고민을 억지로 해결하려고 하지 않았다. MC들은 대안책을 제시했지만, 여느 인생사가 그러하듯 이들의 고민은 현재진행형이었다. 그렇다고 의미가 없는 방송은 아니었다. 서로에 대한 불만을 속시원히 털어놓고 대화를 하면서 조금씩 이해하려고 하는 모습들은 안방극장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안녕하세요’는 초반 자극적인 이야기에 집착해 논란을 키웠던 것과 달리 요즘은 전국고민자랑이라는 구성에 걸맞게 독특한 우리이웃들의 진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안녕하세요’가 꾸준히 높은 시청률을 나오는 이유도 진정성과 함께 공감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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