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타는 내가 세계 최고였다", "별명 중 '작은 들소'가 제일 맘에 든다".
지난 27일 오후 안산 하이비스 호텔에서 '유명우 국제 복싱 명예의 전당 헌액 기념 기자회견 및 축하의 밤' 행사가 성대하게 열렸다. 전 WBA 세계복싱 챔피언 유명우(49, YMW 버팔로 프로모션 대표)를 비롯해 홍수환(63) 한국권투위원회 회장, 장정구(50), 지인진(40) 등 10여 명에 가까운 전 세계 챔피언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유 대표는 지난해 12월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정돼 무하마드 알리(71) 마이크 타이슨(47, 이상 미국)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유 대표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한국 복싱의 미래를 먼저 걱정했다. "우리 선수들 경기에 많은 팬들이 찾아와 열띤 응원을 보내주시길 바란다"는 유 대표는 "미국 필리핀 선수들뿐만 아니라 한국 선수들도 미국 시장을 점령할 수 있다. 나도 열심히 뛰겠다"라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유 대표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한국 복싱의 르네상스를 이끈 주인공이었다. 지난 1985년 조이 올리보(55, 미국)를 꺾고 세계권투협회(WBA) 주니어플라이급 챔피언 벨트를 차지했다. 이후 동급 최다이자 한국 프로복싱 사상 최다인 17차례나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유 대표의 프로통산 전적은 39전 38승(14KO) 1패다. 현역 시절 '강철체력'과 '속사포연타'로 상대를 제압했다.
'이것 만은 내가 세계 최고였다고 생각하는 게 있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주저없이 '연타'를 꼽았다. 유 대표는 "내 펀치는 10번에서 20번이 연속해서 나갔다. 상대 선수들이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면서 미소를 지어보였다. "별명 중 '작은 들소'가 제일 마음에 든다. 들소처럼 돌진해서 상대를 몰아붙이는 게 좋다"라는 유 대표의 고백과 일맥상통한다.
유 대표는 이제 링에서 내려와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다. 최근 YMW 버팔로 프로모션을 설립해 국내 유망주 10여 명과 계약을 체결했다. 또 세계적인 복싱스타 매니 파퀴아오와 복싱 합작사업을 논의해 한국 유망주들의 외국무대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다. "후배 선수들 육성하는 게 더 힘들어요. 제가 경기하는 게 더 편해요", 세월이 흘러도 유 대표의 몸에는 천상 세계 챔피언의 피가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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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MW 버팔로 프로모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