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1위의 또 다른 비결 '외국인 킬러'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3.05.28 06: 33

우리나라 프로야구는 올 시즌도 외국인 투수들이 점령하고 있다. 현재 투수 평균자책점 부문 상위 10위에는 1위 크리스 세든(SK, 1.72)을 필두로 외국인 투수가 7명이나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유독 외국인 투수들이 넥센 히어로즈를 만나면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올 시즌 넥센은 외국인 투수 12명을 17번 만나 8승4패를 거뒀다. 여기서 넥센에 강했던 SK의 두 투수를 제외하면 10명 상대 성적이 8승1패가 된다. 외국인 투수들에게는 얄미울 수밖에 없는 팀이다.
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는 지난 22일 잠실 넥센전에서 개막 때부터 이어온 전 경기 퀄리티 스타트 행진을 마감하며 5⅓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에이스로서는 충격적인 패배. 그러나 다음날 양팀 감독은 모두 "니퍼트의 구위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넥센 타자들이 잘 쳤다"고 평가했다.

헨리 소사(KIA)는 넥센전 2경기에서 1승을 거뒀지만 5이닝 8실점의 쑥스러운 승리였다. 올 시즌 5승2패를 질주하고 있는 쉐인 유먼(롯데)은 넥센 상대 성적이 1경기 1패 평균자책점 10.38, NC 3인방 중 가장 안정적인 찰리 쉬렉(NC)은 한국무대 최다 자책점(4이닝 6자책)으로 넥센전 첫 등판에서 패전투수가 됐다.
예외는 SK 두 선발이다. 조조 레이예스는 지난달 10일 문학 넥센전에서 한국 무대 3번째 선발 등판만에 첫 완봉승을 거뒀다. 세든은 넥센전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29로 호투하며 자신의 5승(3패) 중 2승을 넥센전에서 거뒀다. 다른 한국무대 1년차 릭 밴덴헐크, 아네우리 로드리게스(이상 삼성)는 아직 넥센전 패가 없다. 10경기 무승 중이던 대나 이브랜드(한화)만 4패(1승) 중 2패를 넥센전에서 안았다.
넥센이 외국인 투수들에게 강한 것은 '전력분석의 힘'이라는 평가다. 넥센은 염경엽 감독부터 코칭스태프, 프런트, 선수들 모두가 철저하게 상대 전적 등 데이터를 연구하는 팀이다. 한국팀 분석에 약한 외국인 투수들은 상대의 대응에 변화를 주기보다 당할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나라 야구를 해온 외국인들은 더 전력분석이 철저히 돼 있다.
또 하나는 올 시즌 만만찮은 넥센의 전력 상승이다. 특히 하위타선에 나서는 포수 허도환은 이브랜드 상대 6타수 5안타, 옥스프링 상대 4타수 3안타로 외국인 투수에게 강하다. 여기에 미국 야구를 겪은 투수들도 겁낼 만한 힘을 가진 박병호, 이성열, 강정호 등 거포들이 많다. 그들이 더 껄끄러워하는 끈질긴 테이블 세터 서건창-장기영도 있다.
넥센의 브랜든 나이트는 시즌 초 "우리팀 타자들은 내가 봐도 무서운 부분이 많다. 같은 팀이라 다행이다. 박병호는 힘이 있고 자신감도 붙었다. 강정호는 최고의 타자다. 이성열, 유한준 등도 잘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모두 나를 도와줄 선수들"이라고 평가했다.
아직 시즌이 3분의 1밖에 지나지 않은 만큼 이는 우연의 결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상반기 넥센의 선두 등극엔 상대팀의 외국인 에이스를 무너뜨리며 기선을 제압한 덕도 충분히 크다. 넥센이 시즌 끝까지 '외국인 킬러' 역할을 톡톡이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autumnbb@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