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말이지만, 어느 팀이든 모든 경기서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선수들의 컨디션, 불펜 소모도, 선발투수의 기량 등 몇 가지 요소가 경기 운용방향을 결정할 뿐, 어쨌든 대전제는 승리다. 한국 프로야구는 단일 리그 특성상 9개 구단 모두 서로 얽히고설킬 수밖에 없다. 그만큼 상대전적과 이전 경기 내용이 커다란 심리적 요소로 작용한다. 실제로 누구보다 선수들 본인이 어느 팀이 상대하기 까다로운지, 어느 팀이 다소 여유가 있는지 느낀다. LG의 이번 3연전 상대는 후자에 가깝다.
LG는 28일부터 잠실구장서 한화와 5월 마지막 주중 3연전에 임한다. 올 시즌 양 팀은 단 한 번의 시리즈만 치렀는데 상대전적 3승 무패, LG가 4월 12일부터 14일까지 대전구장서 열린 주말 3연전을 싹쓸이한 바 있다. 당시 LG는 5할 승률 +5를 찍으며 김기태 감독 부임 후 최고 승률을 올렸다. 하지만 현재 LG 성적은 19승 22패. 5할 승률 -3이다. 선수단은 6월 반전을 위해 5월 목표치를 5할 승률 -2로 잡았다. 즉, 5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이번 한화와의 시리즈를 반드시 가져가야한다.
비록 리그 최하위팀을 상대하지만, 목표 달성을 향한 LG 선수단의 심리상태가 여유, 혹은 방심이라면 LG는 지난 시즌과 똑같은 악몽을 경험할 수 있다. 지난해 많은 이들이 LG의 추락 시점을 6월 22일 롯데와 주말 3연전 첫 경기로 잡는다. 그날 LG는 봉중근이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범하고 역전패 당했다. 그리고 봉중근은 투구 후 사고 아닌 사고로 팀을 이탈, 불펜진 붕괴와 함께 팀 전체가 연패의 늪에 빠지며 한 없이 떨어졌었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진짜 추락의 시작은 6월 19일부터 21일까지 한화와의 주중 원정 3연전이었다.

이 3연전 이전까지 LG는 한화와 상대전적 5승 3패 1무, 3번의 3연전에서 단 한 차례도 시리즈를 내주지 않으며 우위에 있었다. 그러나 4번째 3연전에서 LG는 1승 2패로 한화에 시리즈를 빼앗겼고 이후 양 팀은 평행선을 이루며 최종 상대전적 9승 9패 1무를 기록했다. 패인은 타선이었다. 당시 LG는 주키치-이승우-김광삼의 선발진을 내세웠는데 첫 두 경기를 내리 졌다. 타선이 상대 선발투수 유창식과 송창식에게 각각 1점 밖에 못 뽑고 말았다. 특히 두 번째 경기서는 7안타 4볼넷에도 1점 밖에 올리지 못하는 응집력 부족을 드러냈다. 3연전 마지막 경기는 11-2 대승을 거뒀지만 내심 시리즈 스윕을 노렸던 만큼, 루징시리즈에 대한 실망이 더 크게 다가왔다.
이후 7월 13일까지 LG는 6연패-2연승-7연패를 기록, 15경기 전적 2승 13패로 돌아오지 못할 강을 넘으면서 사실상 시즌을 마쳤다. 이 기간 동안 타선은 팀 타율이 2할5푼6리로 중위권에 있었지만 팀 장타율 .328 팀 OPS .653로 각각 리그 최하위에 있었다. 마운드 또한 팀 평균자책점 5.79로 이 기간 꼴찌였다. 그야말로 투타가 단체로 붕괴, SK를 제외한 모든 팀들에 줄줄이 패했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위기는 보통 뜻하지 않은 시기에 닥쳐온다. 부상뿐이 아닌, 갑작스러운 투타 밸런스 붕괴로 흐름이 예상과는 반대로 진행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LG 5월 추락의 시작도 예상치 못했던 NC 3연전 스윕패였다. 비 예보가 있는 가운데 LG 예상 선발진은 리즈-주키치-우규민, 한화는 바티스타-송창현-김혁민의 선발 로테이션이 돌아갈 전망. 이전 경기 짜릿한 끝내기 승에도 세리머니와 관련해 홍역을 치른 LG가 상승세를 이어가 5월 목표를 달성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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