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홈런 타자가 아니다".
'추추트레인' 신시내티 레즈 추신수(31)가 슬럼프 탈출을 알리는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추신수는 28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홈경기에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 1회말 선두타자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팀승리를 견인했다.
최근 3경기 연속 무안타 침묵을 깨고 일어선 추신수는 이로써 신시내티 팀 내에서 가장 먼저 두 자릿수 홈런의 고지를 밟았다. 내셔널리그 공동 6위에 해당하는 기록으로 리그 전체 1번타자 중에서 최다 홈런을 때리고 있다. 산술적으로 지금 페이스라면 31.8개의 홈런이 가능하다. 2010년 개인 한 시즌 최다 22홈런을 무난히 넘어설 페이스.

하지만 경기 후 만난 추신수는 어느덧 10개째를 채운 홈런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그는 언제나처럼 "난 홈런 타자가 아니다"라고 강조한 뒤 "벌써 홈런 10개라고 하는데 그런 건 신경 쓰지 않는다. 잘 치려고 하다 보니 홈런이 나오고 있는 것일 뿐"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이날 경기에서도 추신수는 좌측으로 밀어쳐서 홈런을 만들어냈다. 올해 추신수가 터뜨린 홈런 10개 중 절반에 해당하는 5개가 이처럼 좌측으로 밀어친 것이다. 그의 말대로 홈런을 의식적으로 노려쳤다기보다 특유의 밀어치기로 잘 맞은 타구가 담장 밖에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추신수는 "원래 밀어서 홈런을 많이 쳤다. 올해 홈런이 많아진 건 구장 크기 영향도 있다. 클리블랜드 있을 때도 잘 밀어친 타구들이 많았는데 펜스가 높아서 홈런이 안 되고 담장을 맞고 나오는 2루타가 되곤 했다"며 홈구장 그레이트아메리칸 볼파크 효과를 설명했다.
실제로 클리블랜드 홈구장 프로그레시브필드는 좌측 100m, 중앙 125m, 우측 99m인데 좌측 펜스 높이가 5.8m라 추신수 뿐만 아니라 상당수 타자들이 홈런을 도둑맞곤 했다. 하지만 그레이트 아메리칸볼파크는 좌측 100m, 중앙 123m, 우측 99m로 길이는 비슷하지만 펜스 높이가 2.4m에서 3.7m로 낮아 타자 친화적이다. 올해 추신수가 홈에서 터뜨린 홈런 6개 중 3개가 좌측으로 넘아갔다.
하지만 추신수는 "홈런 개수에 신경 쓰지 않고, 타격감을 유지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굳이 노리지 않아도 밀어넘길 수 있는 그이기에 더욱 믿음이 간다.
waw@osen.co.kr
신시내티=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