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비-불륜-시월드, 어떤 코드를 가장 좋아하세요?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5.28 08: 57

출생의 비밀, 불륜, 시월드..요즘 안방극장 가족극에서 판을 치고 있는 코드들이다. 새삼 놀랄 일은 아니다.
일명 '출비'라고 불리는 출생의 비밀은 현재 방송되는 주말드라마 KBS 2TV '최고다 이순신', MBC '백년의 유산'을 이끌어가는 힘이 되고 있다. 이런 출생의 비밀과 불륜은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숱하게 그려진 무서운 세상 시월드는 '백년의 유산' 초반 가장 극적으로 드라마틱하게 펼쳐졌다.
이 세 가지 요소가 모두 들어 있는 작품이 얼마 전 전파를 타기 시작한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공주'이다. 임성한 작가의 이 신작에서는 첫 회에서부터 불륜이 수위 높게 그려지고, 출생의 비밀이 복선으로 깔렸으며 여주인공의 범상치 않은 거대한 시월드가 예고됐다.

이 작품들은 대체로 '막장 드라마'라고 폄하되고 비판받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 시청률이 잘 나오고 있다는 것은 그 만큼 대중이 이 코드들을 좋아한다는 것을 증명한다. 실제로 '최고다 이순신' 같은 경우는 지지부진한 전개라는 지적을 받다가 최근 출생의 비밀 코드가 풀리고 급물살을 타면서 '재미있어졌다'는 반응을 얻음과 동시에 시청률이 상승했다.
이 드라마들에 출연 중인 배우들은 "막장이라고 해도 우리 주변에 있을 수 있는 일", "막장드라마라 놀리고 비웃으면서도 막상 궁금해 보는 게 현실"이라는 말을 한다. 몇 년 전 막장드라마라는 거센 비판을 받았던 작품의 한 제작 관계자는 "막장 막장 하는데 결국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데에는 다 그 만한 이유가 있다. 그게 한국 드라마의 문화이자 현실"이라고 막장 논란에 반기를 들기도 했다.
분명한 것은, 확실히 시청자들이 이 코드들을 어느 정도는 즐긴다는 것이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질겁하는 시청자들도 있겠지만, 어느 정도 일정부분의 호기심을 끄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듯 하다.
그럼 이 코드들이 이른바 '막장 전개'로 치닫지 않을 가능성은 없는 것일까? 물론 있다. 사실 노희경의 '거짓말'도 불륜을 다룬 드라마였고, '넝굴째 굴러온 당신'은 시월드에 대한 재미있는 고찰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시월드란 주제를 공감있게 다루며 국민드라마 반열에 올랐다. 출생의 비밀을 다룬 '가을 동화'는 한류드라마의 초석이 됐다.
하지만 이왕 '막장' 코드를 쓸 거라면 아예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처럼 강펀치를 날리는 것을 더 선호한다는 반응도 있다. 오히려 이 코드들을 대놓고 유희하는 임 작가의 패기는 '임성한 월드'를 구축했다. '백년의 유산'은 결국 엄마가 시어머니가 될 지경에 처함에 따라 여주인공 유진의 시월드 퍼레이드가 됐고, '최고다 이순신' 속 아이유의 생부는 아직까지도 미스터리라 더욱 궁금증이 생긴다. 주말극 뿐 아니라 미니시리즈들에도 심심찮게 쓰이고 있는 이 막장 코드들은 비난의 대상이 되기 일쑤지만, 어쩌면 인간의 본성을 다시금 비춰보고 반성할 수 있는 거울이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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