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센토크] 한혜진, 배우냐 MC냐 '기성용의 여자'냐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3.05.28 10: 04

한혜진의 정체성은 무엇일까.
요즘 SBS '힐링캠프'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건 한혜진의 연애, 결혼 그리고 연하의 예비신랑 기성용에 대한 얘기다. 길지도 않고 묵직하지도 않은, 그저 장난스럽게 툭 던지는 한 두 마디이긴 하지만 누가 들어도 한혜진과 기성용, 두 사람의 핑크빛 관계를 암시하는 꼭지가 어김없이 등장한다. MC 이경규나 김제동이 "요즘 행복하냐?"라고 물으면 한혜진이 수줍은 듯 "행복합니다"하는 식이다. 게스트의 연애사나 결혼 관련 토크만 나왔다하면 한혜진을 물고 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27일 방송된 이소라 편도 그랬다. 게스트인 이소라가 '한혜진과 같이' 운 좋게 연하남과 연애를 하고 있다고 얘기하면서 한헤진의 리액션이 포착됐다. 제작진이 더욱 부추기는 분위기다. 어떻게든 한혜진의 연애사와 관련된 토크를 이끌어내고 '7월의 신부라서 행복해요' 등과 같은 자막을 덧입히고 젝스키스의 대표 러브송 '커플'을 배경음악으로 깔아가며 한혜진의 반응을 살핀다. 수줍거나 부끄러워하거나 가끔 흥분도 하는 그의 표정을 반드시 살려 사용한다.

배우 한혜진과 축구선수 기성용의 결혼은 이제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을 얘기다. 오는 7월 결혼식을 예정하고 있는 두 사람은 지난 3월 말, 언론을 통해 교제 사실이 알려진 후부터 줄곧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대중의 입에 오르내렸다. 물론 톱스타 남녀 커플의 깜짝 연애에 대한 취재 열기가 뜨거웠던 건 사실. 두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은 물론 작은 루머들까지도 빠르게 기사화가 됐고 파파라치도 따라붙었다.
그러나 처음엔 교제 사실조차 부인하던 양측이 결국 사랑을 인정하고 남자 쪽에서 도리어 적극적으로(?) 한혜진과의 사랑을 입에 올리면서 더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것도 사실. 기성용은 경기에 출전하면서 한혜진의 이름 이니셜을 새긴 축구화를 신었고 개인 SNS 등을 통해 한혜진과의 열애를 암시하는 문구를 수차례 게재했다. 열애를 인정하고 나서도 SNS를 통해 행복한 심경을 남김없이 고백했고, 출국장에서 언론 인터뷰도 가졌으며 최근에는 장문의 글을 통해 교제부터 결혼 결정까지, 또 항간의 혼전임신설 등 루머들에 대한 심경 등을 자세히 털어놓으며 다시 눈길을 끌었다.
열애인정부터 결혼 발표까지 석 달도 채 걸리지 않은 이 선남선녀 커플은 세기의 커플로 꼽힐 만큼 유명세를 치루고 있다. 이런 가운데 MC 한혜진은 '힐링캠프'를 통해 예비신부라는 정체성(?)을 연거푸 입증하고 있다. 자의든 타의든 연하남 기성용과의 연애, 결혼이 단골 얘깃거리가 되고 의도적인 자막 등 연출까지 힘을 더하면서 오히려 게스트의 토크에 몰입하던 시청자들에게 피로감까지 안길 지경이다.
톱스타 커플의 러브스토리에 관심을 갖고 축하를 보내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두 사람이 많은 이들의 축복과 관심 속에 결합하는 것은 이상할 데가 없다. 하지만 배우로서 한혜진의 입지는 흔들리는 느낌이다. 지난해 11월 영화 '26년' 이후 아직 내놓은 작품이 없는데다 3년 째 '힐링캠프' MC로 활약하며 예능 이미지가 굳어진 상황이고, 이제는 톱스타의 예비 신부로 온갖 루머에 휩쓸리기도 했다. 최근의 한혜진은 배우나 MC보단 그저 '기성용의 여자'로 보이는 데 머무르는 인상이다. 결혼 후 은퇴 없이 배우 생활을 이어갈 것이라 밝힌 만큼 사랑도 좋지만, 스스로의 정체성을 지키는 슬기로운 처세도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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