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라이벌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시즌 6승 사냥에 나서는 류현진(26, LA 다저스)의 이번 무기는 무엇일까. 쉽게 예상할 수 없다는 것 자체가 경쟁력이다.
류현진은 29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 선발 출장해 시즌 6승을 노린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좋다. 다저스는 28일 경기에서 에인절스에 8-7로 역전승했다. 선발 잭 그레인키의 난조로 5점차까지 뒤졌던 다저스지만 경기 중·후반 집중력을 과시하며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팀 분위기에 도움이 될 만한 승리다. 류현진의 어깨도 가벼워졌다.
다만 에인절스의 타선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에인절스는 28일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지기 전까지 8연승을 달렸다. 두말할 필요 없이 살아난 타선이 그 원동력이었다. 8연승 기간 동안 59득점을 올렸다. 경기당 7.4점의 화력이다. 28일 경기에서도 지긴 했지만 방망이는 빛났다. 초반부터 활발하게 터지며 다저스 선발 그레인키를 조기에 끌어내렸다.

이에 맞서는 류현진의 무기가 관심사다. 류현진은 직구 외에 세 가지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던진다는 극찬을 받고 있다. 일찌감치 주무기로 알려진 체인지업은 물론, 메이저리그(MLB) 진출 이후 슬라이더와 커브의 구사 비율도 높이고 있다. 상대 타자로서는 네 가지 구종을 모두 대처해야 하니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아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는 찬사의 대상이자 류현진이 수싸움을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는 원동력이다.
류현진은 지금까지 경기 상황에 맞게 주력 변화구를 바꿔가며 재미를 봤다.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첫 등판이었던 지난 4월 3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류현진의 직구 구사 비율은 52.5%였다. 변화구 중에서는 체인지업(31.3%)을 가장 많이 활용했다. 슬라이더의 구사 비율은 7.5%에 불과했다. 그간 알려진 류현진의 일반적인 피칭 내용과 다를 것이 없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슬라이더의 비율을 높이는 모습이었다. 4월 26일 뉴욕 메츠전에서는 직구 구사 비율이 43.1%, 체인지업의 비율이 23.9%로 떨어진 가운데 23.9%를 슬라이더로 던졌다. 시즌 5승을 따냇던 23일 밀워키전은 체인지업의 비율을 극단적으로 줄였다. 체인지업 비율이 14.8%까지 떨어진 가운데 그 빈자리는 커브(19.4%)가 대신했다.
타자가 네 가지 구종을 모두 대처하고 들어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직구 타이밍에 체인지업을 맞히기는 힘들다. 체인지업을 기다리는 타자가 커브를 공략하기 어려운 것도 마찬가지다. 매 경기 다른 투구 패턴으로 경기를 끌고 나가고 있는 류현진의 다양함이 빛나고 있는 가운데 에인절스를 상대로는 어떤 무기를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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