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하의 첼로 무반주 협주곡은 클래식계에서 '첼로의 성서'라 불리며 협주곡의 모두 담아내기 위해서는 적어도 5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5년이라는 기나긴 여정에 몸을 담고, 침체된 대한민국 클래식계의 부활을 위해 모음곡의 3번째 녹음에 들어간 첼리스트가 있다.
첼리스트 박정민이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백련사 만경루(전남 강진 소재)에서 바하 첼로 무반주 모음곡 4번을 녹음한다. 이번 녹음은 지난 2년 동안 서울 공영장에서 녹음을 마친 모음곡 2번과 3번에 이어 3번째 작업이다.
이번 녹음을 기획, 총괄하는 악당이반은 백련사(839년 창건)에서의 녹음이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진다고 밝혔다. 업체는 전통 가옥인 백련사 만경루와 클래식의 만남이 지나온 천년이라는 시간과 앞으로 맞이할 새로운 천년의 가치를 창출해 내는 시작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국의 경우는 오래된 교회나 성당, 마굿간까지 개조해 녹음실로 사용하기도 한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전통 가옥, 사찰등을 느끼는 방법이 한옥체험, 템플스테이 같이 체험위주의 일회성 접목에 국한돼 있다.
이번 녹음이 전통 가옥의 시각적 관광측면은 물론 한옥의 새로운 콘텐츠 생산의 전진기지로 도약을 위한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악당이반 관계자는 "전문 스튜디오, 녹음실이 가지지 못한 한옥의 자연스러운 울림과 소리의 전달은 한옥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할 수 있게 한다"며 "자연 속에서의 연주는 여러 차례 이루어 진 적이 있지만, 클래식 연주를 기록하고 음반 발매 까지 연결된 사례는 전무하다"고 말했다.
문화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기술적 측면에서도 이번 녹음은 큰 의미를 지닌다.
백련사 만경루에서의 첼로 연주 녹음은 솔로멀티(Surround) 방식, 즉 하나의 악기에 여러 대의 마이크를 배치하해 서라운드로 녹음할 예정이다. 또한 첼로 음반으로서는 국내 최초로 DSD 녹음을 시도해 현의 흐름 놓치지 않고 모두 담아낼 계획이다.
모든 녹음이 끝나면 박정민의 연주는 악당이반의 클래식레이블 오뉴월 뮤직(O' New World Music)에서 음반으로 발매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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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이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