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밤’은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예능계 대세가 됐다. ‘아빠 어디가’도 그렇고, ‘진짜 사나이’도 그렇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빠르게 달아오른 인기가 그만큼 빨리 식어버릴 것이라 예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밤’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지금 이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점차 진화하면서 수명을 연장해나가는 중이다.
‘아빠 어디가’는 지난 26일 방송분에서 15.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MBC 노조 파업 당시 2%대의 애국가 시청률을 기록했던 것을 생각한다면 무려 7배나 성장한 수치다. 한동안 헤어나오지 못할 것만 같았던 늪에서 빠져나오다 못해 하늘로 날아간 ‘일밤’의 성장에 모두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전부터 방송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아빠 어디가’의 수명은 7개월이라는 말이 들리곤 했다. 아이들의 순수함이 이 프로그램의 주 무기인 만큼 방송이 진행될수록 아이들이 예능에 익숙해질 것이라는 게 이 같은 주장의 이유였다. 또한 아이들과 떠나는 여행에서 파생되는 아이템이 한정돼 있다는 점도 이를 도왔다.

‘아빠 어디가’는 지금의 인기에 안주하지 않고 진화를 택했다. 그 진화는 단순했다. ‘아빠 어디가’는 19일과 26일, 두 주에 걸쳐 아이들의 형제들이 함께 여행을 떠나는 ‘형제 특집’을 방송했다. 그러나 이런 작은 변화에서 비롯된 신선함은 시청자들을 열광케 했고, 2번의 방송 만에 김민율이라는 어린이 예능 스타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진짜 사나이’의 경우 ‘아빠 어디가’보다도 빠른 시간 안에 주류로 진입했다. 실로 첫 방송이 나가자마자 온라인은 ‘진짜 사나이’에 대한 이야기로 들썩였고, 샘 해밍턴이나 손진영 같은 낯선 멤버들은 금세 대중에게 친숙해졌다. 이러한 요인들이 높은 시청률이라는 결과로 이어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진짜 사나이’의 시청률을 매주 상승세를 보이며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진짜 사나이’는 이에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 새 멤버 투입이라는 변화를 자처했다. 원 멤버들과 함께 새 멤버인 배우 장혁, 그룹 제국의 아이들 박형식은 지난 27일부터 4박 5일간의 녹화에 들어갔다. 게다가 자신들 안에서도 원 멤버와 신 멤버를 선임과 후임으로 정해 진짜 군대와 같은 체계를 갖췄다. 군대 경험이 처음인 ‘구멍 병사’ 샘 해밍턴이 현역으로 제대한 장혁의 선임이 되는 대목에서 등장할 색다른 재미가 기대를 모으는 것은 당연하다.
'일밤'은 다음달 2일부터 중간 광고 없이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를 통합해 방송한다. 중간 광고시간 약 12분 동안 채널을 돌리는 시청자들까지 놓치지 않고 잡겠다는 의도다. '일밤'이 일시적인 대세가 아니라 과거 일요일 예능의 터줏대감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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